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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함께 떠나는 ‘피핀’의 모험 5번째 문화나눔공연 피핀 성황리에 열려
2014-10-04 hit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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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관 15층 소극장 앞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초등학교 저학년 쯤으로 보이는 어린이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년의 신사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껏 기대에 부푼 얼굴로 모여들었다. 극장 문이 활짝 열리자 화려한 분장을 한 배우들이 관객을 맞았다. 내부의 불빛이 하나 둘 꺼지며 소란스러웠던 극장 안은 고요해졌다. 어두운 극장 안, 조명은 한 여배우를 비췄다. 그녀는 외쳤다. “피핀의 모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관객들은 다 같이 피핀의 모험에 빠져들었다.

지난 6월 13일, 광개토관 소극장에서 융합예술대학원 뮤지컬전공 학생들과 교수들이 꾸민 문화나눔공연 피핀이 펼쳐졌다. 2008년부터 시작돼 이제 5회째를 맞고 있는 문화나눔공연은 음악을 통해 ‘더불어 살기’를 실천하는 우리대학만의 따뜻한 문화행사이다. 다문화가정이나 장애인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을 초대해 저렴한 가격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한다. 1회와 4회는 뮤지컬전공 대학원생들이 뮤지컬을, 2회는 음악과 교수들이 클래식 음악회를, 3회는 실용음악전공 대학원생들과 글로벌지식교육원의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다.

지역주민들에게 공연을 알리기 위해 배우들은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공연 3주 전부터 배우들은 조를 나눠 포스터를 들고 나가 지역주민들에게 공연을 홍보했다. 또한 학교 주변에 있는 카페나 식당에 무작정 들어가 공연의 취지를 알리고 협조를 얻어 포스터를 붙였다. 뮤지컬 제작과 홍보에 참여한 한소라(융합예술대학원 뮤지컬전공·14) 학생은 “거절도 많이 당했지만 흔쾌히 홍보를 허락해주시는 곳이 많아서 감동했다. 특히 교내의 파리바게트는 빵까지 후원해줘서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번에 펼쳐진 뮤지컬 피핀은 중세시대 실제 인물인 신성로마제국의 왕자 피핀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피핀은 평범한 일상 이상의 것을 갈구하며 전쟁, 성, 혁명, 예술, 종교에 투신하지만 어느 것에도 완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공허함에 시달린다. 관객들은 진정한 만족을 위한 삶을 처절하게 찾는 피핀의 여정을 함께하며 자신의 삶에도 질문을 던진다. “어떤 삶이 가장 만족스러운가?” 결국 피핀은 사랑하는 사람과 꾸린 평범한 가정에서 특별한 삶의 의미를 찾아낸다. 이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자신의 평범한 삶 속에서 큰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수준 높은 춤과 음악, 그리고 결코 평범하지 않은 교훈으로 피핀은 2시간 내내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한소라 학생은 “3개월 동안 밤샘작업을 하며 정말 힘들게 준비했던 무대라 공연을 마쳤을 때 눈물이 많이 나왔다. 이 공연으로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삶의 가치를 느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섯 번째 문화나눔공연은 뮤지컬 ‘songs for a new world’로 내년 이맘때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취재 및 글|김지아 홍보기자(zia_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