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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타고 당신에게 찾아간 클래식' 음악과 현악합주 수강생들, 야외음악회 개최
2014-10-04 hit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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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선 날이었다. 낮 내내 후텁지근했던 열기가 가라앉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늦은 오후, 부드러운 현악 선율이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대양홀 앞 계단에 둘러앉았다.

 

지난 5월 29일, 대양홀 앞에서 야외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현악합주 강의를 수강한 음악과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배운 곡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4년 전부터 시작된 음악과의 야외음악회는 배운 것을 결산하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을 대중적으로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윤경희 음악과 교수는 “클래식 음악을 갖고 다가가는 음악회를 하고 싶어 야외에서 열게 됐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공유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악회의 전반부는 윤 교수의 지휘에 맞춰 1, 2학년 학생들이 꾸몄다. 클래식에 문외한이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요한 파헬벨의 ‘캐논’이나 비발디의 협주곡 소리에 학교를 지나가던 시민들의 고개도 돌아갔다. 특히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이 연주될 땐 청중들이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이원식 음악과 교수의 지휘에 따라 3, 4학년 학생들이 선보인 후반부는 조금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하는 연주였다. 바흐의 협주곡은 아름다우면서도 숙연한 느낌을 줬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앵콜곡에서 바뀌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가 연주될 때 학생들은 활을 놓고 손가락으로 현을 튕겨 경쾌한 소리를 냈다. 현악기로 연주되는 ‘경복궁타령’ 또한 신선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박수연(음악과·11) 학생은 “한 학기동안 열심히 연습한 곡들을 선보일 수 있어 뿌듯했다. 예상외로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교수 또한 “대양홀 계단에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서 젊음의 기운을 느꼈다. 시민들도 많이 보였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다음 학기엔 관악으로 야외음악회를 열고 싶다”고 했다.

 

음악회 내내 뜨거운 호응을 보였던 최성혁(신문방송학과·12) 학생은 “야외의 탁 트인 공간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니 색달랐다. 날씨도 좋아서 바람과 음악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음악회가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취재 및 글|김지아 홍보기자(zia_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