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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장구로 하나 되는 사람들, 사물놀이 동아리 '터벌림'
2014-10-02 hit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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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는 꽹과리, 징, 장구, 북과 같은 타악기만으로 연주되기 때문에 멜로디가 없는 음악이다. 하지만 점점 고조되는 특유의 리듬과 휘몰아치는 절정, 빠름과 느림의 유연한 조화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이와 같이 단순한 박자만으로 강한 호소력을 갖는 사물놀이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있다. 네 사람이 눈빛만으로 신명나는 가락을 맞춰갈 때 전율마저 느낀다는 그들, 우리학교 사물놀이 동아리 '터벌림'이다.  

  

터벌림은 30년 전 단과대 별로 활동하던 풍물패들이 하나로 합쳐진 우리학교 사물놀이 동아리로 올해 31기를 받는다. 동아리에 처음 들어온 신입생들은 2학년까지 북과 장구를 맡아 사물놀이의 기본적인 박자감을 익힌다. 3학년이 되면 전체적인 흐름을 관장하는 꽹과리를 맡아 가락을 이끌어가게 된다.  

  

사물놀이의 매력은 다양하다. 따로 놀던 박자가 연습 끝에 딱 맞아 떨어질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때리며 치는 타악기의 특성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라 한다. 배동주 (정보통신공학과·13) 학생은 “네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리듬을 맞춰갈 때 전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상훈 (건축학과·12) 학생은 “북과 장구를 힘껏 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라고 했다.  

  

터벌림은 활동 또한 다채롭다. 1년에 두 번 하는 총동문회엔 부모님 세대인 1기부터 13학번인 30기까지 모여 친목을 다진다. 재학생들보다 더 열정이 넘치는 선배들 덕분에 동아리 활동에 열심일 수밖에 없다고 부원들은 말한다. 류희원 (건축학과·12) 학생은 “저번 총동문회는 선배님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셨다. 그만큼 동아리와 사물놀이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시다. 때문에 우리가 동아리에 더 애착을 갖고 활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터벌림의 활동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바로 ‘전수’다. 전수란 방학에 지방으로 내려가 일주일 동안 합숙하며 사물놀이 전문가에게 집중적으로 교육받는 것을 뜻한다.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밥 먹는 시간 빼고 약 10시간을 악기에 매달린다. 평소엔 앉아서 하는 사물놀이지만 전수기간에는 무거운 악기를 들고 서서 훈련받기 때문에 부원들 모두 근육통에 시달린다. 류희원 학생은 “전수가 무척 힘들긴 하지만 학교에서 1년 연습하는 것보다 이 일주일동안 실력이 더 많이 는다. 또 하고 나면 버텨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말했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두 번 모여 연습을 하고 방학에는 전수 2주 전부터 집중 훈련에 돌입하는 터벌림. 하루 10시간 동안 무거운 악기를 들고 근육통에 시달리면서 그들은 얼마만큼 성숙해진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줄까. 방학의 끝자락에 펼쳐지는 교내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환영무대에서 혹독한 전수를 버텨내고 더 깊어진 우리 가락소리를 들려줄 터벌림을 기대해본다.  

  

취재 및 글|김지아 홍보기자(zia_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