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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국어국문학과 김형식 학생, 기형도 문학관 창작시 공모전 금상 수상
2019-12-04 hit 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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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학생이 시상식에서 금상 팻말을 들고 있다


세종대 국어국문학과 김형식 학생(15학번)이 지난 11월 2일 기형도 문학관 ‘어느 푸른 저녁’ 창작시 공모전에서 1등(금상)을 차지했다.


광명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기형도 시인을 기리고 역량 있는 예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본심에서 예심을 거친 71명이 ‘물방울’, ‘고요한 입술’이라는 2개의 시제어로 창작시를 지었다.


김형식 학생은 ‘불가항력’이라는 시를 지어 수상했다. 작품의 주제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힘인 불가항력이다. 시는 주제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 일들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인간 본연의 의지를 다뤘다.


김형식 학생은 “내 꿈의 첫 발걸음을 이루어 기쁘다. 어려움에 대항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인간답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시를 지었다. 나 또한 힘든 과정에서도 작품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불가항력

김형식



광장에 식탁이 놓여 있다

세계의 모든 복도를 이어붙인 듯 차갑고 긴 식탁


이 끝에 앉은 내가 

저 끝에 있을 너에게


인사를 건넨다면, 그건 독백일까


건물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어 우린 아직 식사를 다 마치지 못했는데 

누가 틀었는지도 모를 음악이 흐르고


난간 밖으로 떨어지는 양 떼

운석의 표정으로


광장은 추락하는 빛들의 향연입니다 

유리로 된 날개를 가진 새들이 힘겹게 힘겹게 하늘을 봉합하는 한때 


서로의 등이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빈 틈 없이 당겨 앉은 

의자를 조금씩만 뒤로 물리면,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자꾸, 자꾸만


빈 접시가 구르고 유리병이 깨지고 하얀 식탁보는 수전증을 앓는다 

제단처럼 쌓이는 양들 


고요한

입술로 우린 


이 음악을 다 울어야겠지


▲김형식 학생의 수상 시 ‘불가항력’



취재/ 김주원 홍보기자(wndnjs827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