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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 정신 1]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다양성과 변화를 수용하고 세상과 공존하라”
2017-04-28 hit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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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옥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2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식이 있었다.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소중한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5일 창업과 기업가 정신의 연사로 발걸음한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학생의 유서를 읽고 가슴이 무척 아팠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교육계에 몸 담아온 그가 우리나라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은 계기가 됐다.


학생들 앞에 선 안 이사장은 “여러 고충들을 서로 아낌없이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교육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인권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


안양옥 이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인성교육 범국민실천연합 상임대표로 일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의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교육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학생인권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그러나 학생인권과 인성교육은 상충되는 면이 있다. 인성교육의 과정에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정형화된 가치를 가르치다 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자유와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이사장은 “인권에 앞서서 인성교육을 먼저 해야 한다”며 “도덕교육과 인성교육, 공동체 활동을 통해 왜곡된 학교교육을 바로잡고 무너진 사회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전공지식보다 인성을 주요한 가치로 선발하고 있다. 안 이사장은 “대학생들에게도 올바른 인성 형성이 중요하다“며 “인성은 시대가 요구하는 주요가치다. 가족 간의 사랑, 주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서 비롯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올바른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나가라”고 조언했다.


▲ 수많은 학생들이 강연에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다.


시대가 변하더라도 한 길을 우직하게 가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급부상하면서 다양한 직업 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져 가고 있다. 안 이사장은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에 의문을 제기했다.


“삶의 목표를 정하고 한 길을 걸어가며 끊임없는 절차탁마를 통해 지혜와 보람을 얻고 창의력과 새로운 생각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직업을 바꾼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칠 수 없다. 그저 인간이 사회의 도구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안 위원장은 지난 42년 동안 교육자의 삶을 걸어왔다. 그는 “인류사에 변치 않는 가치는 직업적 소명을 가지고 한 일에 몰입하고 그 몰입 속에서 자아를 실현하는 데에 있다”며 “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한 길을 우직하게 가는 것이 소중한 삶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성과 변화를 수용하고 세상과 공존하며 살아가라”며 “한 곳에 가치를 치우치지 말라”고 역설했다.


▲ 안양옥 이사장과 김희정 교수가 대담하고 있다.


여러분 곁의 사람들에게 지혜를 구하라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한 직업에 몸을 담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앞서 ‘직업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다. 안 이사장은 이에 대해 답했다.


“요즘은 ‘자유학기제’라고 하여 학생시절부터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다. 그러나 체험도 중요하지만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먼저다. 체험을 하는 것은 한계도 있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이사장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할 주체로 주변의 사람들을 꼽았다. “이들에게서 지혜를 얻으라“며 “여러분들에게 지혜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 그리고 형제다. 곁에 있는 사람들을 배움의 대상으로 여기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라. 선생님이나 교수님도 마찬가지다. 이 분들을 어렵게 생각치 말고 가까이 하여 지혜를 구하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참여해 볼 것을 권고했다.


안 이사장은 끝으로 “네 자신을 알라”는 명언을 빌어 강연을 마무리 했다.


“자신을 잘 파악하지도 않고 아무 길이나 뛰어들면 표류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수많은 조언자들의 말에 귀 기울여 스스로를 파악하고 여러분의 삶을 개척해 나가라.”



취재 및 글 | 최상관 홍보기자(sapsalca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