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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정신 1] 아시아 최초 연어 양식 성공, 김동주 (주)STF 대표이사 “산에서는 산신령과, 바다에서는 용왕과 친하라”
2017-03-23 hit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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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중에 국내 양식 연어의 첫 출하 소식이 알려졌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연어 양식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이 소식은 더욱 값지게 받아들여졌다. 여러 난관을 딛고 아시아 최초로 연어 양식에 성공한 김동주 (주)STF 대표. 그가 2017학년도 1학기 ‘창업과 기업가정신1’ 연사로 첫 번째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친구가 선물한 책에서 영감을 얻다


연어 사업에 뛰어들기 전, 김 대표는 전자수첩 관련 벤처회사인 ㈜펜맨을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전자수첩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 있는 친구가 한 책을 보내 주었다. 책을 읽고 난 후 그는 돌연 남해안의 거문도로 발길을 돌렸다.


“당시 미국에 있는 친구가 선물한 책은 새로운 관점의 양식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향후 인류의 먹거리는 바다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더군다나 바다 오염 때문에 양식이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블루오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저물어가는 사업에 매달리기 보다는 새로운 산업으로 과감히 발길을 돌렸던 것이 현재의 나 자신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산에 가면 산신령과 친하게, 바다에 가면 용왕과 친하게 지내라. 즉, 주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부지런히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든 큰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희정 교수와 대담하고 있는 김동주 대표


일반적으로 수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가면 연어는 폐사한다. 국내 연어 양식이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유도 우리나라 바다 최저 수온이 25℃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동해의 높은 파도 또한 악재였다. 이에 맞서 김 대표는 황동으로 연어 가두리를 만들었고, 이를 수면 20m 아래로 내려 수온을 낮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어려움을 돌파해 나갔다.


그는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면 실패는 없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시도해서 고생도 많이 했다며, 천 원짜리 김밥으로 매번 끼니를 때웠던 힘든 시절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창업의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김 대표는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를 기억하라.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앞으로 창업을 할 때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끝까지 가고, 될 때까지 하라“며 포기하지 말고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세종대 학생들이 김동주 대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35세 때 처음 창업에 눈을 뜬 후 인생의 절반을 창업과 함께 걸어왔다. 지금 하고 있는 연어 양식이 아마도 남은 인생의 마지막 사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이란 자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타인을 위해야 한다. 죽음 후에는 내가 이룬 것들이 더 이상 나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에 환원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현재 연어 식품산업의 시장규모는 60조 원으로 67조 원인 반도체 메모리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연어 시장 또한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에 ㈜STF의 미래는 밝다.


김 대표는 앞으로 2025년까지 10만 톤, 2040년까지 40만 톤의 연어 생산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강원 동해안을 `아시아 연어 양식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취재 및 글 l 최상관 홍보기자(sapsalca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