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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정신]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왜 당신인가? 스스로 대답을 구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아라”
2017-02-13 hit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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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친근한 주옥같은 광고 문구. 11월의 마지막 날 창업과 기업가정신 특강의 연사는 이 광고 문구를 낳은 주인공 최인아책방 최인아 대표였다. 최인아 대표는 1997년 제일기획 제작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일기획 제작본부장, 2009년에는 제일기획 부사장, 2012년 12월부터는 제일기획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하자


오랫동안 광고업계에서 전설로 불렸던 그녀는 광고계를 떠나 지난 8월 중순 경 돌연 책방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 갓 100일을 넘겼다. 최 대표가 은퇴를 생각한 지는 이미 오래전부터였다고 했다. 실제로 그녀는 대학원에도 진학했으나, 2년도 못가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당연히 지금까지 해오던 광고 분야의 회사를 창업할 생각이었다. 한창 창업을 준비하던 그녀에게 한 프로젝트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을까?’ 하는 내용이었다. 최 대표는 “그러던 중에 ‘내가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을 해서 되겠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최 대표는 지난 30년간 광고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녀처럼 지난 오랜 경력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삶의 무대를 준비하는 이들에 대해 그녀는 “이미 몇 십년간 경력을 쌓아 올린 사람에게 돈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나의 경우는 첫 번째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라며 현재 일이 비록 몸은 고단하지만,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를 구하라


온라인 서점 시장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는 요즘 시대에 아날로그 책방을 여는 일은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최 대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헤쳐 나갔다. 최 대표는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존재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존재의 이유를 물어보라. 왜 고객들은 다른 경쟁사들이 아닌 당신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 대답을 구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인아책방’의 존재 이유와 최종 가치는 사람들에게 ‘지적이고 우아하며 충만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책을 추천하는 북 카드와 추천 서가를 만들었다. 책방에서 콘서트도 연다.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다. 책과 연관지어 매번 주제가 색다른 콘서트가 열린다. 이렇게 음악과 책이 연결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김희정 교수와 대담하고 있는 최인아 대표


정체와 슬럼프 구간을 넘어서라


최 대표는 수익모델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 “숫자란 대체로 보수적이다. 해야 할 이유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말한다. 수익을 따져보면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과연 돈이 중요한 문제일까? 숫자를 목적으로 하는 일은 이미 수많은 누군가가 많이 하고 있다. 수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요즘 같은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많은 독자들을 길러내고 싶다”고 밝혔다.


강연의 막바지에 이르러 시간과 성과의 관계를 나타낸 계단형의 그래프가 소개됐다. 최 대표는 “시간과 성과는 늘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계단 모양의 이 그래프처럼 시간을 투자해도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구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흔히 슬럼프라고 부르는 이 구간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는 단단한 소수를 걸러내기 위한 우주의 테스트다”라며 행동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거듭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취재 및 글 l 최상관 홍보기자(sapsalca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