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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 정신] 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대응국장 “위기의 한국 경제, 자신감으로 극복하라”
2016-12-01 hit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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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대응국장


언제 어느 곳에서건 경제 문제는 많은 이들의 단골 화젯거리이자 관심사다. 앞으로 도래할 미래에 떠오를 신산업은 무엇이며,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할까? 이번 창업과 기업가 특강 강단에 선 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대응국장이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기존의 틀을 과감히 변화시켜라


세계 산업의 변화를 본다면, 최근의 사례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 알 수 있듯이, 인공지능기술이 현실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인자동차, 드론, 빅데이터, 포켓몬 고 등이 그 예이다. 변영만 국장은 이러한 소프트한 파워를 통해 공장이나 제품이 지능화되는 현상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었다.


“기존의 3차 산업은 컴퓨터를 통한 공장 자동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3차 산업은 하드파워가 핵심이다. 즉, 자원을 투입해서 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4차 산업은 상상과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산출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소프트 파워다. 4차 산업의 핵심인 소프트 파워는 상상, 도전, 혁신 등을 요구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 성공방정식은 근면, 협동, 우수한 노동력 등 선진국 모델을 모방한 추격형 모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래 4차 산업에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분야의 혁신이 예측된다. 현재 7세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시기에는 65%가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되기도 한다. 변 국장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구시대적인 모델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기존 제도와 정책의 틀을 과감히 변화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세계 산업의 움직임은 기업 측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불과 약 15년 전까지만 해도 하드웨어 기업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올 3월부터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전 세계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변 국장은 “벤츠사도 자동차가 아닌 소프트 파워로 움직인다. GE도 금융 매각과 기업개편 이후 전 세계 12위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세울 만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며 세계 산업이 재편되는 양상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기업혁신의 가치를 알아보고 성장시킬 수 있는 풍토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외국의 사례를 보며 부러움과 동시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세종대 학생들이 변영만 국장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산업경쟁력 저하, 저출산으로 저성장시대 돌입


이어서, 변 국장은 국내의 경제 여건과 앞에 놓인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작년 기준 수출규모는 세계 6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국가 신용등급 또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향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특유의 대외의존적인 경제구조는 세계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 압력과 저유가로 인한 중동과의 교역실적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전반적으로 산업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날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1위를 고수하던 중국 내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또한 불과 2~3년 사이에 뒤집혔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시급하다. 생산가능 인구는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감소할 전망이다. 2060년에는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 1위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60년에는 65세 이상 비율이 무려 40.1%에 달하게 된다. 출산율은 부부당 1.23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낮고, OECD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다.”


변 국장은 국내 경제 여건과 상황에 대해서 연이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그럴수록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위기극복을 해야 한다”며 용기를 복돋았다.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섬유, 통신, 컴퓨터 등은 이미 성숙단계에 이르러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몇몇 산업은 이미 후발국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신산업 분야를 부흥시키려 노력 중인데,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19대 미래 성장동력사업 등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변 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각 분야에 산재한 각종 규제가 기업들에게 덫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으로 신성장동력 산업을 통해 구조개혁 과제를 완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과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더불어 변 국장은 “조선, 반도체 등의 기존 주력산업은 고도화로 가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제조분야의 혁신을 위한 공장 시스템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에는 ICT와 연계하여 공장들을 최첨단시설로 바꾸고 있다. 화장실 고치는 일부터가 그 시작이다. 청결과 위생은 공장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1600개의 공장에 스마트 공장으로의 전환 지원이 이루어졌다. 2020년까지는 1만 개의 공장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변영만 국장과 이태하 교수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문제해결능력과 융합적 전문성을 갖춰라


경제상황이 불확실할수록 안정된 직장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공무원, 공직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변 국장은 그런 학생들을 위한 조언과 격려도 잊지 않았다.


“나 또한 안정성을 이유로 공무원을 택했다. 현재는 기존의 전통적인 공직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다. 과거에는 사명감과 책임감, 청렴성을 요구했으나 현재는 개방성과 전문성, 적극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앞으로도 가장 요구되는 요소는 적극적인 문제해결력과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전문성, 고객 중심 서비스 마인드다. 이런 요소들을 갖춘다면 어느 자리에 있건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변 국장은 “항상 우리 경제가 위기 아닌 때가 없었다. 우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여건이 상당히 어렵고 헤쳐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앞으로 사회진출을 앞둔 학생들이 노력해주길 당부했다.



취재 및 글 l 최상관 홍보기자(sapsalca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