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힘들어도 괜찮아. 힘든 건 나의 추억이니까 - (주)안토니 김원길 대표이사
2014-01-03 hit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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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는 '기업이 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하느냐'는 물음에 '일자리 창출과 납세, 그리고 회사에 이윤이 날 때 사회 환원을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철학은 11월 19일, 이 날 창업과 기업가정신 특강을 맡은 김원길 대표이사의 (주)안토니의 기업윤리와 맞닿는다. (주)안토니는 고가의 신발을 판매하는 전문업체로, 기능장 출신의 김원길 대표가 창립하였다. 20년간 기업을 운영하며 김대표는 국무총리 상,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상, 아름다운 납세자 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들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경영 철학이자 회사의 모토로 삼는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창업과 성공 스토리를 잔잔하게 들려주었다.

 

“나는 천국에 살고 있다” 김원길 (주)안토니 대표가 강연을 시작하며 건넨 첫 마디이다. 그는 천국자랑을 하고 싶다며 입을 떼었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우보드, 여름에는 수상스키, 봄, 가을에는 등산 등, 그는 평소 수십 가지의 여가생활을 즐길 정도로 여유롭게 살고 있다. 그는 ‘끈기’ 덕분에 이렇게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동메달리스트

 

김원길 안토니 대표가 스물세 살 때의 이야기이다. 그는 한 구두 공장에서 구두기술자로 일했다. 그 당시 그 공장에서 납품을 하던 큰 구두 회사가 있었다. 김원길 대표는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회사 사장이 지날 때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사장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인사하는 김원길 대표에게 회사로 놀러오라고 권하였다. “사장님께 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입사하라고 허락해주셨다. 그때 이 회사 내에 구두기능 금메달리스트가 있었는데, 사장님이 그 아이를 굉장히 예뻐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던 중 그 아이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소식을 듣고 김 대표는 곧바로 사장에게 ‘금메달 따오겠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췄지만 여성구두 기술자로서 남성구두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어린 시절 남성 구두기술자였던 그의 작은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험 삼아 남성구두를 한두 켤레 만들어보았고, 이를 보고 사장은 금메달을 목표로 김 대표를 훈련시키기 시작하였다. 약 50일 동안 훈련을 하고 나니, 김 대표는 전문적인 수준으로 남성구두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는 결국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바람과 파도를 흉내내며 살아야지‘

 

“회사에선 금메달이 필요한데, 내가 동메달을 땄다. 사장은 나에게 실망하였고 회사사람들이 마구 비웃었다” 그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그는 휴가를 얻어 부산 태종대에 올랐다. 갯바위에 걸터앉아 소주를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였다. 그리고 어느 새 바람과 파도가 만든 경치에 빠져들게 되었다. “나는 바람과 파도가 부러웠다. 어마어마한 세월에 걸쳐 만들어낸 그 경치를 보며 갑자기 이런 욕심이 생겼다. ‘나도 바람과 파도처럼 살고 싶다’ 하지만 신세한탄만 하고 있는 내 모습과의 괴리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바람과 파도를 흉내내며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 길로 서울에 올라오며 나는 바람과 파도를 보여준 나의 동메달을 사랑하게 되었다” 김 대표는 바람과 파도의 끈기를 갖고 인생에 도전하면, 언젠간 인생의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관리자로의 길’

 

그는 그를 향한 회사의 싸늘한 시선을 반전시키기 위해 ’기술직‘에서 ’영업직‘으로 부서를 옮겼다. 당시 구두기술자로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그는 평생 구두기술자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리자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한 백화점에서 그의 회사 제품을 쫓아냈고 그는 곧바로 찾아가 ’1억 원의 매출‘을 장담하였다. 전단지와 몇몇 동료들을 무기로 영업

을 시작하였다. 백화점의 마이크를 빌려 호객행위도 하였다. 조금 씩 매출액이 오르더니 결국 ’1억 1천 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이후 서울 시내의 주요 백화점들에 납품을 하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한 아울렛 백화점에서 일주일간의 시판 기회를 얻었고,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이 소식을 듣고 그동안 그의 회사 제품을 거절한 백화점이 그를 먼저 찾게 되었다. 영업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다보니 어느 새 회사에서 나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신고 싶은 구두’

 

김원길 대표는 관리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지 8년이 되는 해에 회사를 그만 두었다. 그리고 퇴직금을 보태 1991년, 창업을 하였다. 그 후 이탈리아의 한 구두회사와 거래를 한 뒤 승승장구하며 지금의 김원길 대표와 안토니가 만들어졌다. “나의 꿈은 ‘10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신고 싶은 구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두가 비웃을 테지만 나는 자신 있다. 10년이면 충분하다. 여러분들도 큰 꿈을 갖고 끈기 있게 도전하길 바란다”

 

김원길 안토니 대표는 최근 노래 한 곡을 작사하였다고 한다. 노래 제목은 ‘힘들어도 괜찮아’이다. ‘힘들어도 괜찮아. 힘든 건 나의 추억이니깐. 때로는 힘들어 쓰러지면 오뚝이처럼 일어날 거야. 시련아 덤벼라. 힘들수록 내 미래는 빛이 날거야. 지금은 세찬 눈보라 힘들겠지만 이 순간 지나면 봄은 온다. 힘들어도 할 거야. 시련아 덤벼라. 힘든 건 나의 추억이니깐’ 김 대표의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에는 성공하기까지 그의 시련과 끈기가 느껴졌다. 학생들이 오늘 김원길 안토니 대표의 묵직한 성공 스토리를 통해 그의 도전정신과 끈기를 이어받았길 바란다.

 

취재ㅣ촬영 권준혜 홍보기자 (junhyek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