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3월의 셋째주 화요일, 찬바람을 뚫고 강연장을 찾은 학생들을 위해 아주 색다른 특강이 열렸다. 바로 드림라이프 유정현 대표와 메조소프라노 황혜제, 바리톤 허종훈이 함께한 작은 콘서트이다. 유정현 대표는 콘서트 기획자이자 성악가로, 극동방송 ‘유정현의 내 영혼의 클래식’ 진행자이기도 하다.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그는 강연 내내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번 강연은 황혜제와 허종훈의 공연도 즐길 수 있었다.
유 대표는 먼저 문화소외자를 대상으로 콘서트를 선물하는 착한 기업 드림라이프의 설립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가 말한 설립의 계기는 남달랐다. 돈, 성공, 명예가 아닌 남을 돕기 위함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설립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 자신의 재능과 장점이 아니라 고질적인 우울증, 실의에 빠진 한 아이와의 만남이었다.
‘진짜 나’를 발견하는 것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첫 단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차 있던 대학생활, 유 대표는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다. 성악과였지만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11개월간 식물인간 상태로 사셨다. 극심한 우울증에 지친 나머지 그는 휴학을 결정했다. 그런데 한 아이와의 만남으로 희망을 찾게 되었고 인생의 방향까지 정하게 된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려운 상황 때문에 휴학을 했는데, 그때 우연히 한 중학생 남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 힘든 삶이 공감되고 안쓰러워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아주었다. 그리고 응원의 편지를 썼다. 별 것 아니었지만 11번째 편지를 주었을 때, 나와 아이 둘 다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새 나의 우울증도 치유되고 있었다. 이때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평생 남을 돕고 삶의 희망을 찾아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또한 유 대표는 우울증을 앓고 있을 무렵 하루종일 TV만 보았는데, 그때 보았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화법이나 개그를 익히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그는 ‘소통하는 힐링 음악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지독하게 자신을 괴롭힌 우울증이 오히려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며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식이 절실한 현대인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쉼터가 되어주다
유 대표는 드림라이프를 준비하며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소외자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더라도 충전의 시간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회사원들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안타까워 현대산업개발, 광고회사
이노레드 등의 사무실에 찾아가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 또한 작년에는 사무실콘서트로 얻은 수익을 이용하여 수유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무료로 ‘흥정(흥겹고 정겨운) 콘서트’를 선물했다.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가 생겼을 상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시끄러운 시장바닥이지만 그들의 음악과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놀랐고, 한 상인 분께서 눈물을 보이기도 해서 나도 감동했다. 삶이 힘겨운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흥정 콘서트가 오아시스와 같은 쉼터가 된 것이다.”
유 대표는 최근 ‘소통’이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소통에서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꾸어 말하면 페이스북의 좋아요만 누르지 말고 따듯한 공감의 덧글을 달라는 것이다. 유 대표는 참된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학생들을 위한 작은 콘서트를 마쳤다.
“참된 성공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은 구절이 있다. ‘성공은 돈 명성 권력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그날 할 일에 들떠 집을 나서는 것이다’라는 뮤지컬 페임의 한 대사다. 짦은 시간이었지만 여러분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대학 생활동안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라!”
취재 및 글 l 김지수 홍보기자(wltn59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