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이 학생회관 대공연장을 찾았다. 임 센터장은 "성공적인 창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내가 걸어온 길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각자가 지녀야 할 태도나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이날 강연을 시작했다.
“나는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디지털조선 인터넷 기획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혁신본부장, 미국기업 CEO 등을 거쳐 현재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세계에 대한 눈을 틔워라
임 센터장은 대학시절 우연히 일본과 미국에서 일하면서 각 나라의 기업문화와 민족의 특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고, 글로벌 세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얻었다.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은 대학시절 다녀왔던 일본 연수다. 세계를 배우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무작정 연수를 갔고, 피자가게에서 잡일을 했다. 그때 일본인들이 무슨 일이든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을 느꼈다. 일에 대한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일본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후 아버지의 지인이 다니는 미국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한국이나 일본 회사와 달리 직무와 조직문화가 굉장히 자유로웠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유연하게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더 넓은 세계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그후 그는 시험삼아 지원한 조선일보 인턴기자에 합격한 후 정식기자가 되었다. 그러나 관심있던 컴퓨터 분야의 일을 하고 싶어 기자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중 우연히 자리가 나 IT담당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얼마안가 IMF를 맞게 되었고, 결국 신문사를 휴직하고 유학을 떠나게 됐다.
의도하지 않은 경험이라도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다
“IMF 당시 회사의 구조조정을 담당하게 되었다. 구조조정 일을 하다보니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 분야를 더 배우고, MBA과정을 밟기 위해 유학을 결심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공부를 하던 중 9.11사건이 터졌고 결국 큰 성과없이 조선일보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조선닷컴의 담당부장이 되어서 신문 뉴스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인터넷 회사를 경영하는 법을 배우고 조선일보의 일본어판을 만드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이때 작은 회사지만 CEO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알게 되었다.”
신문사에 복직하였지만 임 센터장은 여전히 신문사에 오래 있는 것이 지루했다. 또 뉴스사이트 운영이 원래 관심 있었던 인터넷의 본류가 아닌 것 같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마침 지인이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요청으로 회사를 옮겨 그 회사의 서비스 혁신본부장이 되었다. 이어서 임 센터장은 다음이 인수한 회사 중 매해 적자를 면치 못하던 라이코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보스턴으로 발령받게 된다. 신문사 시절 MBA를 다녀온 경험이 도움이 된 것이었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라이코스는 다음 해에 흑자를 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인도 회사에 팔린 라이코스의 CEO로 있던 중 이스라엘 사람들과 거래를 하게 되었다. 이때 그는 각국의 문화의 차이를 경험하고 인도,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여러나라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는 기회가 되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얼리어답터가 돼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게 큰 변화를 이끌어준 것은 SNS이다. 보스턴에 있을 당시 SNS가 막 시작할 때였는데 트위터를 하게 되었다. 라이코스에 대한 글을 올리자 5분 후에 더 이야기를 해보라는 답이 왔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것에 정말 놀랐다. CEO가 트위터를 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직원들이 나를 팔로잉하기 시작했다. 점차 많은 사람과 교류하게 되고 좀 더 긴 글을 쓰기 위해 블로그도 하게 되었다. 이때 소셜미디어의 막강한 힘을 깨달았다. 아이폰도 처음 나오자마자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이용했다. 이것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남들보다 먼저 알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파하기 시작했다.”
끝으로 임정욱 센터장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깨달은 점들을 정리하며 강연을 마쳤다.
“수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궁금해하고 끝없이 경험하고 공부했던 과정이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 또한 여기저기서 일을 하며 각각 다른 직장생활과 조직문화를 경험해본 것이 실제로 직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한 디지털미디어 등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빨리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습득한 지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의 생각과 관점을 정리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취재 및 글 ㅣ 김지수 홍보기자 (wltn59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