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타협하지 않는 불만스러움’으로 창업하라!”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2016-06-01 hit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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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창업 4전 5기와 기업가 정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세종대를 찾았다. 남민우 이사장은 청년창업과 벤처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2013년부터 1년간 활동했으며, 벤처기업협회 회장과 함께 현재 한국청년기업가정신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직책은 국내 1위, 전 세계 10위권의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다.


다산네트웍스는 Wi-Fi 처럼 각종 인터넷 통신 등에 사용되는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여 SKT, KT, LGT 등의 통신회사에 납품하는 회사다. 그의 회사는 4명에서 출발해 현재 본사 직원 400명, 계열사 포함 1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20년간 300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조그만 벤처회사를 창업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낸 남민우 이사장에게도 위기란 언제나 피할 수 없는 극복의 대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와 ‘창업 4전 5기’


남민우 이사장이 처음부터 창업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에 그는 6년 동안 대우자동차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하나의 부품처럼 작동할 뿐인 자신의 모습을 자각한 뒤, 좀 더 다양한 세계를 보기 위해 퇴사했다. 이후 한 중소기업에 취직하여 2년 동안 근무하게 됐는데, 그는 당시를 거친 환경에서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계기로 회상했다.


“나는 대학 4년, 대기업 6년 동안 좋은 사람들과 지낸 온실 속의 화초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중소기업에서 경험한 2년은 거친 환경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부대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5분 만에 들통 날 거짓말도 스스럼없이 할 정도로, 소위 말하는 질 낮은 사람들을 이끌고 일을 해나가야 했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만 하지 말고, 월급이 적더라도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부딪쳐보라. 그 곳에서 하루를 처절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남 이사장은 중소기업에서의 2년을 뒤로하고 91년도에 창업을 했다. 그는 이후 1년 간 거의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일했다고 한다.


“창업할 때 직장 다니며 모아놓은 전 재산을 털고도 3천만 원 정도의 빚을 냈다. 4명 직원 월급을 주고 사무실 월세를 내려면 한 달에 500만 원을 지출해야 했다. 6년 동안 모은 돈을 6개월 만에 소진하게 된 꼴이다. 밤에 누우면 잠이 안 왔다. 운이 좋아 1년 만에 3천만 원의 빚을 갚긴 했지만 생존경영을 위해 필사적으로 일했다.”


그러나 남민우 이사장은 97년도에 터진 IMF 외환위기로 사업이 파산하고 말았다. 그는 국내에서는 도저히 출구가 없다고 생각해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나갔다. 1년간 일을 하며 빚을 갚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98년도부터 인터넷 통신장비 사업을 시작했다. 마침 미국은 야후 등의 기업을 필두로 IT산업이 활황이던 시기였다.


새로 시작한 사업은 매출 50억, 직원 70명의 규모로 확장됐다. 그러나 곧 2001년 IT버블 붕괴로 코스닥이 폭락하자 수 많은 벤처기업과 함께 남 이사장의 회사도 다시 파산 직전의 궁지로 몰렸다. SK, LG같은 대기업들이 통신장비 시장에서 철수한 시기가 바로 이 때였다. 그는 위기 타개를 위해 사명을 ‘다산네트웍스로’ 변경하고 자신의 회사가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부터 고민해보았다고 한다.


“인터넷은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 바로 우리 같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국산장비 회사가 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기업은 이 기술력에 대한 값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니 세계시장으로 진출해보자.”


마침 독일의 '지멘스(Siemens)'라는 회사에서 경영권을 조건으로 합작투자 제안을 해왔고, 결국 1억 달러 투자를 받아 회사를 되살려낼 수 있었다. 이후 다산네트웍스는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으로 최초로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곧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는다. 한 달에 30억 원씩 적자를 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전 임직원의 3분의 1을 휴가 보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창업가의 길, 기업가정신으로 걸어가라


▲ 남민우 이사장이 지금의 다산네트웍스가 있기까지의 창업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여러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남 이사장은 네 가지의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므로 현실을 직시하자, 내가 아니라 회사를 살리는 자세로 사심 없이 모두 던지자, 그리고 변화와 대세에 순응하자. 이 네 가지가 지금까지 내가 얻은 교훈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얘기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원래 아는 것보다는 실천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연한 것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일을 잘하고 성공하지, 많이 안다고 해서 성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대 모든 청년들이 기업가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기업가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직업이다. 이것의 원동력은 주어진 현실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행동의지다. 그렇다고 창업가만 창조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 CEO라도, 교수라도, 학생이라도, 어느 직책에 있든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려는 혁신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정신이고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휘되어야 하는 자질이다. 문제에 대해서 편하게 타협하지 않고 그걸 해결하려고 달려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절대 편한 환경에서 나오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서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제대로 된 능력이 발현되고 그 때 비로소 나의 재능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취업이 아니라 창업의 시대다. 이제 학교에서도 취업이 아니라 창업을 가르쳐야 한다. 거기서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기업이 탄생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 재단과 세종대가 하려는 일이다.”



젊은 날에 끊임없이 도전하라


▲ 이태하 교수가 남민우 이사장과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조연설이 끝나고 이태하 교수와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 이태하 교수는 남민우 이사장에게 창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하며, 창업 활성화 정책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남 이사장은 최근 전기자동차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회사인 ‘테슬라’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벤처버블 사태로 인해 ‘벤처는 사기꾼’이라는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깊게 박혀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당시의 상황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버블이 부정적인 것이었다면 지금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버블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버블은 신산업을 확장시키는 원동력이다.”


“버블이 나쁘다고 여겨지는 것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압력의 탓이 크다. 버블이 일어나고 꺼지는 것은 역동적인 벤처세계에서는 자연스럽고 좋은 일이다. 벤처사업가가 사업에 실패해 돈을 날려도 뻔뻔할 수 있고, 투자가는 속은 조금 쓰리겠지만 담담히 넘어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실패에 관대한 토양이 구축되어야 하고 이것이 우리 재단이 꿈꾸고 있고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래다.”


마지막으로 남민우 이사장은 세종대학교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며 강연을 끝마쳤다.


“창업에 도전하라고 얘기하면 ‘성공한 당신이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화낼 수 있다. 학생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 잘못이기도 하고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있기에 나는 현재 청년 창업가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것이다. 세상은 남 탓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내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큰 그릇으로 성장해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취재 및 글 l 오종택 홍보기자(oj8m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