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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정신] “미래가치에 기반한 현재적 행동전략을 세워라!” 이전영 전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2016-04-04 hit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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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영 대표는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포항공대 1호 교수로 15년을, 벤처캐피탈 회사 포스텍기술투자의 대표로 15년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이다. 그리고 다시 서울산업진흥원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이후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고 있다.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거친 이 대표는 학생들에게 사회의 변화를 앞서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창업적 사유로 디자인 하는 삶


이전영 대표는 “현대인에게 있어 경영학이란 필수교양”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강의를 꼭 창업강의로 규정짓지 않더라도 “창업적인 마인드라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혹은 미래의 내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적 마인드는 ‘미래가치에 기반을 둔 현재적 행동전략’에서 온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전영 대표는 최근 벌어졌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화제가 된 인공지능을 예로 들었다. 이전영 대표는 이미 80년대에 프랑스에서 인공지능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30년 전에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그는 미래가치를 놓고 5년, 10년, 30년의 시간단위로 길게 생각하는 동시에 미래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넓은 관점에서 조망할 것을 주문했다.



지식산업시대의 도전과 기회, 부가가치


프레젠테이션 스크린에 ‘$5,000 per ton’과 ‘$40,000,000 per gram’이라는 단어가 띄워졌다. 앞의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싼 금속이라고 생각하는 금의 무게 당 가격이다. 반면 뒷 쪽의 것은 특정 암세포를 추적해 죽이는 물질인 ‘단백질 족집게’의 무게 당 가격이다. 지난날 부의 상징이었던 금이 지식산업시대로 들어선 오늘날, 예전만큼의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시였다.


이전영 대표는 오늘날 진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은 기술보다는 오히려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아이폰 자체의 성능의 우위가 아니었다. 바로 플랫폼인 아이튠즈, 앱스토어에 경쟁력이 있었다.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곳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누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는 삼성과 애플의 경쟁을 예로 들었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는 지나가고 결국 승기는 애플로 기울고 있다. 이것은 패스트팔로워로서의 삼성이 애플만큼의 혁신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은 끊임없이 사회변화를 민감하게 읽어내면서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해냈던 데에서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이라는 개념을 광범위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고 했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미래 계획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포항공대를 어떻게 좋은 공과대학으로 만들 것인가’처럼 미래에 관한 고민을 모두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사실 기술경쟁력은 전체 경쟁력의 2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경쟁력이다.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면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거나 사들일 수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과 차별성이 없는 도전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멘토를 통해 인생의 안목을 넓혀라


이전영 대표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멘토로 세 명을 꼽았다. 그는 먼저 포항공대 창립자 김호길 총장과 포스코 창업자 박태준 회장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와 포스코에서 김호길 총장, 박태준 회장과 일하면서 커다란 일을 맡은 사람이 어떻게 공적인 사고를 하는지, 소명의식이 일을 얼마나 강력하게 이끌어 나가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멘토로 70년대에 한국전력의 발전소 지사장을 지냈던 친구의 아버지를 꼽았다. 이 대표는 자신이 어릴 적에 “세상은 완전히 글로벌화 될 것이다. 무슨 전공을 공부하든지 외국어를 5개 이상은 익혀놔야 한다”는 그 분의 조언을 잘 새겨들은 덕분에 프랑스 정부초청 장학생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바로 붙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여왕벌의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일벌, 여왕벌이 태어날 때부터 다른 것이 아니다. 일벌 중에 하나에게 로얄젤리를 계속 먹이면 여왕벌이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어떤 정보를 계속 보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같은 신문, 인터넷기사를 보더라도 어느 것이 더 나은가를 계속 인식하면서 수용해야 한다. 쓸데없는 것을 걸러내고, 정보량이 많은 정보를 계속해서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정보를 습득하는 습관이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이다. 여러분도 개인의 경쟁력, 더 나아가 조직의 경쟁력을 어떻게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



취재 및 글 l 오종택 홍보기자(oj8m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