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마음가는대로 전략’으로 경력을 개발하라!” 박찬구 TCK텍스타일 회장
2016-04-01 hit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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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의 설렘으로 부풀어 있는 3월의 세종대학교에 박찬구 TCK텍스타일 회장이 ‘창업과 기업가정신1’의 첫 연사로 방문했다. 올해부터 본 강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 약 30분간 기조연설 뒤에 다시 30분간 사회자와의 대담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10~20여 분 동안 청중과의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나면 강연이 마무리된다.


박찬구 회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 회사의 회장직까지 올라선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그는 연구직, 기획부서, 컨설턴트, CFO(최고재무관리자), CEO(최고경영자) 등 다양한 직책뿐만 아니라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포함해 제일합섬, 새한, 웅진케미칼, 도레이케미칼 등 여러 회사를 거친 풍부한 경력의 소유자다. 세종대학교 학생들은 박찬구 회장이 긴 시간 몸소 겪어온 경험 속에서 진로선택과 경력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설계된 경력’ 대신 ‘마음대로 전략’


박찬구 회장이 대표이사가 됐을 때의 일이다. “박 사장, 자네는 경력이 참 좋아. 공대 나오고, 경영학 석사 하고, 컨설팅도 하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던 회사의 사장까지 맡았으니 말이야.” 보통 사람 같았으면 “그렇지요” 하고 웃어넘겼을만한 칭찬이 박찬구 회장에게는 당황스럽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 칭찬 속에는 ‘당신은 당신이 설계한 경력 계획대로 순서를 잘 밟아서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뜻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단 한 번도 그런 로드맵을 그려본 적도 의도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단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따라서 가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박찬구 회장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석좌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저서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서 등장하는 개념인 ‘의도적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을 언급했다. 그는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본인의 의도를 정확히 정해놓고 그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것에만 몰두하다가 약간이라도 길에서 어긋나면 좌절한다”고 지적하며, “창발적 전략, 다시 말해 ‘마음가는대로 전략’에 따라 조금 돌아가더라도 큰 줄기를 따라 좌충우돌하며 나아가는 것 역시 하나의 길임을 알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회 앞에서 준비된 사람이 되라



한편 박찬구 회장은 이런 ‘마음가는대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준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그날그날의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만약 ‘해야 할 일은 꼭 해내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제일합섬에서 대리직급으로 정신없이 일하던 시절, MBA 준비와 동시에 첫째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어려움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여기에 흥미를 다양하게 갖고, 주변 사람을 보며 자그마한 꿈을 꿔보는 것이 미래에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을 때 성공적으로 붙잡을 수 있는 비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 했다.



자신의 주특기 개발에 힘을 쏟아라



이어서 이태하 교수와의 토크쇼가 진행됐다. 이 교수의 첫 번째 질문은 “세계적인 명문인 왓튼스쿨에 MBA를 하러 가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그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가 있는가”였다. 박찬구 회장은 “막 신입사원을 벗어난 시기에 2년 공백을 감수하고 유학을 다녀오는 게 큰 결심이긴 했지만 직무능력과 관련지식에 대한 공부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박 회장은 학생들이 무엇보다도 한눈을 팔지 않고 자신의 주특기를 충분히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구 회장은 끝으로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면서 강연을 마쳤다. “기성세대로서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대적 상황을을 떠나서 이런 얘기는 꼭 하고 싶다. 제 좌우명은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자’다. 성실하고 공부 잘하고를 떠나서 같이 놀면 재미있고 기분 좋아지는 친구, 그런 사람으로 성장해주었으면 한다.”



취재 및 글 l 오종택 홍보기자(oj8m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