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끊임없이 즐거운 상상을 멈추지 마라” 김흥수 동방CJ 홈쇼핑 사장
2015-12-24 hit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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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창업과 기업가정신 특강에 김흥수 동방CJ 홈쇼핑 사장이 방문했다. 동방CJ 홈쇼핑은 중국 민영방송국과 CJ 홈쇼핑의 합작회사이다.


“학창시절 공부를 굉장히 싫어해서 3수까지 했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에 학원선생님께 꼭 붙을 수 있는 대학을 골라달라고 했다. 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중국어를 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중국어학과를 택했다. 중국의 역사가 더 깊고 문학이나 역사를 배우더라도 훨씬 좋을 거라 생각했다.”


“대학시절 학점도 안 좋아서 서류전형이 아닌 공채시험을 보고 입사했다. 시험을 쳐서 삼성전자에 입사했는데, 전무님이 우리 회사에 이런 학과 나온 사람도 있냐고 말할 정도로 중국어학과가 유별났다. 이렇게 시작된 회사생활의 대부분을 중국권에서 하게 돼 중국에서의 생활은 운명이 되었다. 삼성전자에서 16년을 근무한 뒤 퇴사해 홍콩에서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3년간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들어간 곳이 CJ 홈쇼핑이었다. 당시 핸드폰 마케팅을 했는데 삼성전자에 다시 안 들어가고 홈쇼핑을 택한 이유는 한 번도 안 해본 거라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김흥수 사장은 대학 진학 시 중국어학과를 선택한 것에서부터 운명이 시작됐다며 중국에서의 오랜 사업활동에 대해 말했다. 실제로 그는 중국에서 24년을 거주했으며, 한국에 돌아온지 8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홈쇼핑의 선진국 한국


“한국은 홈쇼핑의 선진국이다. 전체 소비시장에서 홈쇼핑 비중이 제일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그러나 홈쇼핑이 포화돼서 해외로 나가야 했는데 가장 만만한 곳이 중국이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방송국을 전부 국가에서 경영하고 있어 우리의 홈쇼핑 방송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동방 CJ 홈쇼핑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홈쇼핑을 보면서도 물건을 믿지 못한다면 전화기에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홈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거다.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가장 기본이다. 동방CJ 홈쇼핑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다. 매출표도 보여주지 않고, 쇼 호스트에게 많이 팔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신뢰가 쌓이고 한 번 샀던 고객이 재구매하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현재는 중국에서 가장 큰 홈쇼핑 회사가 됐다.”


김 사장은 한국이 홈쇼핑의 선진국인 이유로 창의력을 언급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창의적인 교육을 받진 않지만, 창의력이 강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만들어라


“3년 동안 매년 자동차를 평균 8000대 정도 팔았다. BMW나 람보르기니를 구입하면 사은품을 줬는데, 사은품이 BMW 자전거였다. 이 자전거는 소비자 가격이 300만 원 밖에 안하지만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사은품 때문에 BMW를 사는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홈쇼핑 방송에서는 뮤지컬 티켓도 판매했는데, 당시 상해는 예술의 전당 같은 문화의 공간이 현지화 되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서 배우들이 직접 오고 중국어 자막을 띄어 공연하는 식이었다. 티켓이 잘 팔리지는 않았지만, 30분 동안 뮤지컬 광고로 화면을 멋있게 꾸미는 데 집중했다. 이는 매출보다는 브랜드 포지션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저런 상품을 파는 회사가 과연 가짜 상품을 팔겠느냐는 신뢰를 심어줬다. 금덩이도 많이 팔았다. 중국 사람들은 황금에 대한 욕심이 많아 소장하고 싶어 하는데, 금값은 은행이든 금은방이든 똑같아 동방 CJ 홈쇼핑에서 사는 게 편했다. 무겁게 주머니에 넣어 가느니 전화 한 통이면 공짜로 배송해주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브랜드를 통해서 매출이 저절로 올라간 케이스를 예로 들었다. 처음에는 잘 팔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가장 큰 홈쇼핑 회사가 될 수 있었던 밑거름이었다.


즐거운 상상은 목표다


“해외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적응을 못하고 돌아온다. 해외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소통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해당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사업 파트너와의 윈-윈 관계다. 시장을 잘 알고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어 파트너에게 대박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세 번째는 조정능력이다. 인내와 겸손을 갖춰 각 주주사들 간의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발휘되어야 글로벌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글로벌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과 함께 학생들에게 즐거운 상상을 멈추지 말라는 진심어린 조언으로 강연을 마쳤다.


“대학생 때 일기에 즐거운 상상을 꾸준히 썼다. 10년 뒤의 내 자신에 대한 상상이다. 나는 양복을 빼입고 해외에 나가는 상상을 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던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결국 즐거운 상상은 목표이다. 여러분이 대학생활을 얼마나 즐거운 상상으로 알차게 보내느냐에 따라 사회진출이 ‘독수리’와 ‘칠면조’로 나뉜다. 독수리로 출발하면 칠면조로 떨어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칠면조가 되어 버리면 독수리가 되기 힘들다. 내가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대학생활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모든 일은 마음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돼있다.”



취재 및 글 | 최명현 홍보기자(cmh205@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