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김용기 위니아트 대표
2015-10-05 hit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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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 창업과 기업가정신 특강의 연사로 김용기 위니아트 대표가 세종대를 방문했다. 문화예술 공연사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학생들의 웃음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김 대표는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광진문화재단 초대 사장에 선임된 바 있다.


“여러분 평균 사업 수명이 몇 년인지 아세요? 3년입니다. 저희 위니아트는 무려 20년이 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업계 회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는 공연장은 몇군데 되지 않는데, 모두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김 대표는 대학 공연장 활성화의 길을 개척하게 된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강연을 시작했다.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봐라”


“고등학교 신입생 환영회장에서 중창단 선배들의 노래를 듣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의 목표는 음악이 됐다. 음대에 가기 위해 열심히 레슨도 듣고, 고등학교 3년 내내 정말 노래만 불렀다. 하지만 아버지가 등록금을 주지 않아 3개월 동안 방황하다 결국 음대를 가지 못했다.”


김용기 대표는 엄격한 아버지의 반대로 결국 법대에 입학했지만, 당시 MBC 강변가요제에 나가 입선까지 하는 등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질풍노도의 대학시절을 보낸 김 대표는 졸업 후 아버지의 뜻에 따라 조흥은행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한 번은 은행에서 고객 사은행사라는 것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주로 치약, 칫솔, 비누 세트를 나누어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예금액이 100만 원이든 10억 원이든 똑같은 사은품을 주는 식이어서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색다르게 클래식 음악회를 열어주자고 제안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기안을 짜서 동료들과 은행장을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야 허락받았다. 사실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당시로는 큰 모험이기도 했다. 일개 행원이 기안하여 은행장의 결재까지 받는 것 자체도 은행에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당시 은행장도 클래식 음악회를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는 클래식 음악회 티켓을 전해주면서 다녀오실 것을 권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음악회는 방송에 여러 번 소개 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4000만 원 예산으로 400억의 홍보효과를 이루어냈다는 칭찬도 한 몸에 받았다”


그 일을 계기로 김용기 대표는 본점 비서실로 발령받고, 은행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김용기 대표의 마음 한 편에 문화예술에 대한 갈망은 떠나지 않았다. 그 뒤에도 은행의 행사 관계로 많은 공연장을 찾아다녔지만 극장 직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와 공연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일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인구 1000만의 대도시 서울에 의외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었다. 문화 수요는 느는데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같은 손꼽히는 공연장을 빼면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 모교인 건국대학교에서 새천년관 대공연장을 개관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총장과의 면담 끝에 극장을 운영하게 됐다.”



이어서 김 대표는 방송국 PD를 설득한 끝에 MBC 수요예술무대를 건국대학교 공연장에서 진행했고, 이후 새천년관 대공연장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몰려왔다. 김 대표는 다른 대학교의 극장도 운영하는 등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세상은 노력한 만큼 나옵니다. 도전하세요”


김용기 대표는 광진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젊은 친구들에 대한 응원과 함께 강연을 마쳤다.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 거리음악회인데 광진구는 메리트가 굉장히 많다. 능동로 일대는 나루아트센터와 건대 새천년 대공연장, 세종대 대양홀,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로 이어진다. 서울시내에서 대형공연장이 운집한 유일한 거리다. 게다가 남쪽으로는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가 잇닿아 있고 드넓은 어린이대공원까지 있어 하드웨어가 탄탄하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공연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은행을 다닐 적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월급의 전부를 사람들 만나는 데 썼다. 그때 만났던 사람들이 큰 도움이 됐다. 세상은 정말 자신이 노력한 만큼 나온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하든 남들이 보지 않는 걸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즘 나약한 젊은 친구들이 많은데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취재 및 글∣최명현 홍보기자 (cmh205@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