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게 더 행복합니다” 김승진 아라파니호 선장
2015-09-09 hit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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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를 일주한 사람이지 기업가가 아니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2일, 2학기 창업과 기업가정신 특강의 첫 번째 연사로 김승진 아라파니호 선장이 세종대학교를 방문했다. TV나 각종 매체를 통해 이미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진 김 선장의 강연을 들으려는 학생들이 강연장을 가득 채워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선장은 모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항해가 단순하게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모험 끝에 나온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나도 창업을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해양 모험가’라는 새로운 직업도 만들었는데, 이 모든 일들을 하게 된 계기는 ‘모험’ 덕분이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모험을 시도했다. 한강을 수영으로 건너는 일부터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중국 고산지대를 등반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되었다. 이 때 쌓은 다양한 경험들이 무동력 보트로 지구를 한 바퀴 돌 게 한 자양분이 되었다.”



항해를 하며 겪은 수많은 위기와 극복


“케이프혼만 통과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던 항해가 케이프혼을 통과하자마자 수많은 유빙들이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큰 유빙들은 감지가 가능했지만 유빙의 잔해들은 감지조차 되지 않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차가워진 플라스틱 선체가 얼음에 부딪히는 순간 배가 산산조각 난다는 것은 자명했기에 배가 파손되면 들고 뛰어내릴 장비를 갖추고 출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딸에게 유언이라도 남기려고 했는데 내 한 마디에 많은 것들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딸은 알아서 잘 살 텐데...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니 위기의 순간에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항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큰 위기를 겪을 뻔 했다는 김 선장은 청중들에게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는 걱정보다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문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선장은 항해 도중 배가 전복되었을 때를 극복한 사례를 언급하며 미리 준비하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인도양을 지나갈 때 허리케인을 만나 배가 완전히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다. 배가 쓰러지고 있다는 걸 인지할 겨를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배의 첫 번째 전복사고 때 환기구를 다 막아 둔 덕분에 큰 피해 없이 항해를 재개했다. 미리 준비했기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서 침착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것은 위기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대로 하며 살았기에 떠날 수 있었다


준비된 강연이 마무리되고, 청중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김 선장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도전을 겁낸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어떤 사람은 ‘나는 가족들을 부양할 의무와 지금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내 딸이 걱정되어 도전을 포기했다면 나중에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너를 위해 나를 포기했다는 푸념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딸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멋지게 하는 아버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았기에 망설이지 않고 떠날 수 있었다.”


이어서 김 선장은 안정적인 삶과 사회적 지위, 명예를 추구할 수 있었지만 모험을 떠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그 당시의 나는 아주 좋은 집에서 여유 있게 살고 있었는데 굉장히 지겨운 삶이었다. 내가 뭐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바로 중국으로 가 부딪치고 쫓기는 삶을 살며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 그때 나는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번 항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가족이 걱정되어 항해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가족들에게 부끄러웠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과만 놓고 말한다면, 나는 지금 항해 전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도전하고 살아라. 그게 여러분에게 떳떳한 일이자 여러분을 더 행복하게 할 방법이다.”



취재 및 글|오영현 홍보기자(oyh9393@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