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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정신] 실패를 딛고 ‘착한경영’의 전도사가 되다!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
2015-05-22 hit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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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IT 전문가가 아니었다.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회사에 들어가서 숫자를 만지다 보니 스프레드시트, 엑셀과 친해지게 됐다. 이때는 컴퓨터가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았는데 관심을 갖게 돼 이런 저런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순간 근무 환경이 컴퓨터 위주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패닉에 빠졌고 컴퓨터 잘하는 사람을 이곳저곳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40페이지 정도 되는 컴퓨터 매뉴얼을 직접 만들어 내가 속한 사업부에 배포했다. 그런데 우리 사업부뿐만 아니라 회사원 전체가 이 매뉴얼을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어느 날 상사가 ‘사람들이 컴퓨터 매뉴얼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이것만 갖고는 좀 부족하니 풀 버전으로 만들어 봐라’고 말했다. 6개월 동안 작업한 끝에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만들게 됐다. 만들고 나니 무료로 배포하기 보단 판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출판을 하게 됐고 신문에도 소개되며 ‘선한 영향력의 효과’를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가 5월 6일 창업과 기업가정신 강단에 올라 강연을 시작했다. ‘착한경영연구소’의 대표답게 선한 영향력을 체험한 경험담을 시작으로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업’은 세상에 필요한 것을 만드는 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창업의 목적이었지만 새로운 조직문화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주식회사 자유와 도전을 만들게 됐다. 이때 탄생한 서비스가 프리챌(프리덤+챌린지)이다. 초창기에는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서비스를 발전시켜 갔다. 그런데 성인광고가 들어가자 프리챌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2002년 11월에는 유료화를 시작했으나 그로 인해 프리챌은 망하게 됐다. 짧은 기간 동안 성공과 실패를 극적으로 경험하면서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다. 대단한, 그러나 아쉬운 경험을 했고 나는 실패한 경영자가 됐다.”


김 대표는 첫 번째 창업 스토리로 ‘프리챌’을 언급했다. 프리챌은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였지만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목적을 계속 달성해 나갈 수 있는 사업이 성공한 사업이다. 프리챌은 그러지 못했다. 사업에는 4가지 동기가 있다. 첫째는 돈을 벌기 위해, 둘째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기 위해, 셋째는 사회적으로 권력을 얻기 위해, 넷째는 세상에 필요한 것을 만들기 위해서 사업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4가지가 다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건 장사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동호회다. 사회적으로 권력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도당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는 게 사업이다.”


그는 성공한 사업을 정의하며, 사업의 4가지 동기 중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려는 사업만이 목적을 계속 달성해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건강한 경영, 건강한 기업이란


“흔히 ‘프리챌은 유료화의 희생양’이라고 말한다. 벤처 거품의 붕괴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있었고 유료화 시도도 실패했다. 그러나 내부적 원인은 ‘생존 부등식 미충족’이다. 수익모델 창출이 지연됐고 고비용 운영구조로 인해 재정이 악화됐다. ‘스타트업은 경영의 부재로, 기존기업은 혁신의 부재로 인해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서 돈이 떨어져서 망하는 거다. 돈이 있으면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 돈을 벌든지, 돈을 빌리든지, 투자를 받아내야 한다. 물론 아마존 같은 특이 케이스도 있다. 아마존은 오랫동안 돈을 못 벌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확고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프리챌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며 사업에 있어서 ‘돈’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더불어 건강한 기업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경영에 대해 얘기했다.




“경영을 제대로 하는 기업은 건강하다. 기업이 어떤 상태에 있을 때 건강한지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시스템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이다. 로봇 등 뭐든지 인간처럼 만들려고 노력한다. 조직 또한 마찬가지로 인간을 닮을 때 가장 완벽하다. 정신적인 부분도 건강에 포함되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데 몸만 건강한 것보다, 정신이 건강한 것이 전체적으로 더 건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인 것이 중요하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핵심이념이 잘 잡혀 있고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운영을 잘 한다면 바람직한 조직경영을 할 수 있다. 조직이 건강하려면 같은 목적을 갖고 헌신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기업의 목적을 ‘이윤창출’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김용진 대표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 아니며 ‘목적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지 돈이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돈은 사업의 조건이 되어야 함을 설명했다.


“어떤 경영을 할 것인가? 나는 한 번 실패한 경영자로서 모든 경력과 기득권을 밑바닥부터 다시 배우자고 생각했다. 참경영을 실천하는 존경 받는 경영자가 되자, 주도적인 삶을 살자, 원칙과 습관을 지키자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이러한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삶이 많이 바뀌었다. 2007년에 내가 지향하는 경영을 ‘착한경영’이라고 이름지었다. 이를 모토로 해서 글도 쓰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하며 나름대로의 철학을 완성해 나갔다. 작년 초부터 지식 나눔과 선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착한경영’을 전파하고 있다.”


취재 및 글|최규원 홍보기자(gw8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