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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기업가정신] 빅데이터, 얼마나 알고 있나요? 권대석 클루닉스 대표
2015-04-16 hit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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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석 클루닉스 대표가 3월 25일 창업과 기업가정신 강단을 찾았다. 클루닉스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권대석 대표는 ‘빅데이터 혁명’이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이날 학생들에게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21세기에 회자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을 통해 빅데이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창업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게 했다.


빅데이터란 무엇인가


권대석 대표는 먼저 ‘빅데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리고 빅데이터가 이용된 사례로 미국의 예를 들었다.


“빅데이터가 이용된 구체적 사례를 보자. 미국에서 경찰 출동 요청이 30% 늘었는데 경찰 수는 20% 밖에 늘지 않자 경찰병력을 추가로 증원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랬더니 LA경찰 국장이 ‘병력을 늘려줄 수 없으니 있는 병력으로 잘 해봐라. 범죄가 어디서 벌어질지 기다렸다가 가서 잡아라’라고 했다. 처음에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았지만 다음번 범죄가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근 대학교의 수학자 교수가 이 연구를 맡았는데, 폭풍 발생지역을 예측하듯이 다음 범죄 발생 지역을 예측했다.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이용됐고 폭행, 주거침입, 강도, 강간 등 어떤 범죄가 발생할지 예측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범죄율이 13-27%까지 감소했다.”


이 사례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생각나게 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워싱턴 경찰은 범죄예측시스템인 프리크라임을 도입해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범인을 검거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이너리티리포트의 배경은 2054년인데, 위 이야기는 고작 2006년의 일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약 50년 정도 앞당겨진 셈이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무엇인가? 빅데이터는 안 쓰고 버리는 데이터다. 저장되지 않고 버려지던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대규모 저장소, 자연어 처리, 병렬처리, 통계분석, 시뮬레이션 등 컴퓨터 기술로 모아서 저장하고 분석해서 예측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버려지는 데이터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 데이터, 로그 데이터, 통화 데이터, 동영상 데이터 등이 있다. 이런 모든 디지털 데이터가 빅데이터의 분석대상이다.”


권 대표는 빅데이터가 ‘쓰지 않고 버리는 데이터’인 동시에 ‘많은 것을 알려주는 데이터’라며 흥미롭게 소개했다. 우리가 어디에서 자주 통화를 하는지, 어떤 곳을 자주 가는 지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데이터와 슈퍼컴퓨터로 가능해지는 세상


“빅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수 없는 너무 많은 데이터이므로 슈퍼컴퓨터가 있어야 쓸 수 있다. 슈퍼컴퓨터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할 때는 구매하기가 힘들어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할 수 없었다. 나는 빅데이터 기술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고, 보다 쉽고 저렴한 방법을 찾다가 싸구려 슈퍼컴퓨터를 발명하게 됐다. 여러분이 만약 빅데이터를 이용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먼저 빅데이터 사례를 흥미롭게 느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권 대표는 이어 빅데이터-슈퍼컴퓨터의 관계와 이용 사례에 대해 그만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소개했다. 가장 빠른 자동차와 가장 높은 빌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학생들 대다수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슈퍼컴퓨터는 재미있게도 IT분야에서 쓰이지 않는다. 슈퍼컴퓨터는 석유가 어디 있는지, 내일 주가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분석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엔진이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설계한다. 즉, 아주 큰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쓰인다는 소리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지어놓고 ‘아, 무너지네’ 이럴 수는 없다. 또 세계에서 제일 빠른 자동차를 만들어 놓고 ‘아, 터지네’ 이럴 수도 없다. 그래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하는데 보통의 컴퓨터로는 매우 오래 걸려서 슈퍼컴퓨터로 해보는 것이다. 이공계 분야는 ‘실험’ 아니면 ‘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실험하기엔 너무 비싸고 이론적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다룬다. 이런 것들을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가 대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빅데이터로 인해 발생한 재미있는 사건을 학생들에게 얘기하며, 빅데이터가 생각보다 우리 일상 속에서 많이 쓰일 수 있는 가까운 기술임을 설명했다.


“미국의 한 마트를 상대로 어떤 아버지가 불만을 토로했다. ‘딸에게 자꾸 이상한 홍보 메일이 온다. 내 딸이 지금 여고생인데 아기 젖병, 아기 침대, 수유용 브래지어 등을 홍보하는 메일이 와서 기분이 나쁘다. 사과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몇 개월 뒤 이 사람이 마트를 다시 찾아와 자신의 딸이 출산을 한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렇다면 마트에서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바로 빅데이터다. 이를테면 매장을 몇 개월 간 찾지 않았다든지, 쇼핑 반경이 좁아졌다든지, 임산부들이 자주 쓰는 물건을 구매했다든지 하는 정보를 토대로 임신 사실을 유추한 것이다. 이 기업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차세대 기술의 한 부분은 빅데이터가 차지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꽤 어려운 주제인 빅데이터, 슈퍼컴퓨터, 클라우드 등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권 대표는 강연 중간마다 적절한 물음을 던져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고 힘 있는 목소리와 재치 있는 설명을 통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권 대표의 강연을 통해 빅데이터와 이를 통한 창업에 흥미를 갖게 될 학생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취재 및 글|최규원 홍보기자(gw8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