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창업과 기업가정신] 대기업의 고속도로인가, 창업의 오솔길인가? 김지헌 모비스 대표
2015-03-25 hit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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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창업과 기업가정신 강연에는 모비스 김지헌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지헌 대표는 인생의 봄날을 살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나 역시도 대학에 다닐 당시 직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그래서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 내가 대학생 시절 직업을 선택하게 된 방법론을 알려주고 싶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자 할 때 여러분은 다변수 방정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다변수 방정식은 ‘f(x)=직업의 선택‘이다. 이 다변수 방정식에는 여러분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유행, 연봉 등이 변수로서 상호작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고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결과를 도출해내려 할수록 더욱 막막해질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둘 무렵 몇몇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업에 들어오라며 스카웃 제의를 해왔다. 그 상황에서 나는 스스로 단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20년 후에 나는 어느 정도 수준의 삶을 영위하기를 원하는가?”


당시 김 대표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게 해줄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도 자신에게 했던 질문을 똑같이 던졌다. “여러분은 20년 후 어떠한 집에서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가?


대부분의 학생은 좋은 집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어 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부와 명예를 위해 대기업에 입사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원하는 풍요로운 삶은 대기업 입사를 통해 실현 가능할까?



현실을 직시하자


강연 중 김지헌 대표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표를 보여주었다. 그 표에는 국내 30대 대기업들의 연차별 평균연봉이 나타나 있었다.


“30대 대기업 신입사원은 평균 3,35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후 20년 동안 열심히 회사를 위해 일을 하면 총 13억 1천만원의 돈을 받게 된다. 20년 동안 매년 10%씩 연봉을 저금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에게는 약 2억6천만원이 남는다. 이것은 서울 시내 아파트 평균 전셋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20년간 연봉의 30%를 저축한다 해도 4억6천만원밖에 남지 않는다. 이 돈으로 집을 장만하고 나면 노후대책과 자식들에게 쓸 돈이 남지 않게 된다.”


김 대표가 제시한 자료는 우리가 그간 믿어왔던 것들을 뒤집는 충격적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녹록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일까?


“이 표는 여러분이 그토록 원하는 대기업에 들어가도 여러분이 기대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바로 ‘자산확장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은행에 저축하면 10%가 넘는 금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최근 금리가 1%대까지 떨어졌다. 이것만 보더라도 여러분들이 경제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살기 위해 대기업 입사는 전혀 맞지 않는 방법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을 구하기도, 자산을 확장하기도 힘든 시대에 현재 젊은이들의 대기업 만능주의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김 대표는 지적하는 것이다.


“대기업 입사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반대로 창업은 오솔길을 걷는 것이다. 길 뒤에 낭떠러지가 있을지 계속 이어져 있을지 알 수 없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길은 절대 넘어질 리 없지만 그 길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20년 전 나는 오솔길을 택했고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낭떠러지가 아닌 길을 걷고 있다.”


김 대표의 말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대기업, 공기업 입사만을 바라보며 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벤처기업에 입사하거나 창업을 통해 낭떠러지가 아닌 아스팔트 길을 가는 것도 그들의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뜻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자신이 목표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떠한 직장을 가져야 할까?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6가지


김지헌 대표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6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시스템 중심보다는 사람이 중심인 직장이어야 한다. 둘째, 수직적 의사결정보다는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기업이어야 한다. 셋째, 개선의 아이템보다는 혁신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넷째, 스펙보다는 융합적 사고를 중시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 비즈니스보다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구해야 한다. 여섯째, 회사만의 이익이 아닌 상생의 이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절대 시스템에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제한하면 안된다. 우리기업의 면접을 보면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모범답안이 아니다. 진정으로 뜻있는 지원자는 사장도, 과장도, 대리도 아닌 내가 직접 이 회사를 성공시키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강인한 체력을 가져야 한다.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체력이 없다면 더 높은 직위로 올라갈 수 없다.”


“20년 후 여러분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의 위치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면서도 창업을 하거나 벤처기업에 입사하는 게 대단히 두려운 일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도 회사에 어떤 리스크가 닥치면 그 뒤에 낭떠러지가 있을까봐 매우 두렵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용기를 내서 사업을 진행한다. 여러분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진정한 도전과 선택을 하길 바란다.”



취재 및 글|이희송 홍보기자(artple@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