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구성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를 만들다, 김종훈 한미글로벌(주) 회장
2015-03-06 hit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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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시작할 무렵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인해 안전문제 등이 굉장히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됐다. 나는 이 상황 속에서 회사를 설립하며 몇 가지 아주 특별한 생각을 했다. 우리가 했던 특별한 생각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창업을 하지만 비즈니스를 통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발전시키고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주) 회장은 2014년 12월 2일 창업과 기업가정신 강단에 올라 비즈니스는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닌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사회와 국가경쟁력에 이바지하기 위해 창업단계부터 어떤 것들을 고민했는지 풀어놓기 시작했다.


창업이란 단순히 개인의 목표와 비전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김 회장의 생각은 학생들에게 창업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가지게 했다. 학생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그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수많은 프로젝트보다는 하나의 ‘모범 프로젝트’를


“우리는 기획·설계·발주·시공·유지 등 건설의 전 과정에 대한 사이클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우리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모범 프로젝트’는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미국의 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협작 회사로 나아갔다.”


김종훈 회장은 전 과정을 책임지는 건설 회사를 만듦으로써 모범 프로젝트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며,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영철학으로 세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앞서 말했듯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자’다. 둘째는 ‘기업의 사회적 환원,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해 생각하자’다. 기업은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나누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창업 때부터 이때까지 매달 전 직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좀 더 체계적으로 공헌을 하기 위해 복지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 하나는 ‘구성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들어보자’이다. 회사 운영의 가장 기본 틀은 우리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직장, 행복한 직장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상장하기 전까지는 전 직원이 회사 지분의 100퍼센트를 소유하는 특별한 회사로 주목받았다. 아직까지도 이 세 가지 원칙을 손에서 놔 본 적이 없다.”


김 회장은 창업 이후 회사를 경영하면서 자신이 결정한 세 가지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원칙을 듣고 있다 보면 왜 창업에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건설 사업의 선진화와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때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기업CSR을 실천하고자 하는 태도와 회사의 구성원을 중시하는 마음가짐이 인상 깊었다.


회사의 위기는 구성원들과 함께 이겨내는 것


“당시 국내에서 이 사업이 굉장히 생소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3단계 전략을 세웠다. 첫째는 외국인 직원 중심으로 일하겠다. 둘째는 외국인과 한국인 직원을 대등한 수준으로 고려하겠다. 셋째는 한국인 직원을 중심으로 생각하되, 꼭 필요한 경우만 외국인 직원을 고려하겠다. 여러분이 앞으로 창업을 할 때 단계별로 운영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김 회장은 시장을 넓히기 위해 처음에는 외국인 직원을 많이 고용해 사업을 펼치다가 점차 국내시장으로 발을 넓혀 한국인 직원을 많이 고용하게 되었다며, 창업을 할 때는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자뿐만 아니라 운영 전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IMF 당시를 예로 들어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장이 반응을 안했다. 이런 비즈니스는 존재하지도 않던 그런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반응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어느 정도 시장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데 IMF가 왔다. 우리의 크나큰 도전을 하게 됐다. 국가가 부도가 나고 거덜나는 상황이었다. IMF 이전에는 건설분야에 200만 명이 넘게 종사했는데 IMF를 겪으며 140만 명으로 줄었다. 우리 회사 또한 거의 파탄 지경에 있었다.”



김 회장은 회사의 운영 자체가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말하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하고 질문을 던졌지만 쉽게 대답하는 학생은 없었다.


김 회장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경영철학 중 하나인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는 마음가짐에 있었다.


“외국인 직원 문제는 미국 파트너사를 통해 해결했지만 한국인 직원들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 여러분이 CEO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은 구조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끝까지 같이 가겠다는 기본 원칙으로 전 직원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함께 고민했다. 그래서 ‘전원순환 재택근무’라는 특별한 제도를 만들었다. 돌아가면서 누구도 빠짐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제도인데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임금을 주었다. 거의 생활을 하기 힘든 수준이었지만 직원들과 함께 처절한 상황 속에서 버텨냈다.”


보통 기업들은 경영에 어려움이 오면 구조조정을 택하곤 한다. 그러나 김 회장은 구성원들과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했고, 결국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믿음을 보여준 셈이다.


“운영 전략에 대해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윤리경영’을 중요한 화두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윤리경영과 투명한 경영, 그리고 회사 구성원을 위하는 마음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취재 및 글|최규원 홍보기자(gw817@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