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강

평균에는 ‘함정’이 있다!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
2015-02-16 hit 763
폰트줄이기 폰트키우기



단순히 재화와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21세기 광고는 하나의 미디어가 됐다. 참신한 광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허를 찌르는 카피는 우리의 생각을 뒤바꿔 놓는다.


광고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가 11월 25일 세종대를 찾았다. 창업과 광고를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그의 인생에서 그가 얻은 교훈과 생각을 듣고자 많은 학생들이 함께 자리했다.


박 대표는 “흔히 광고라고 하면 TV광고를 떠올린다. 그러나 내가 믿는 최고의 광고는 광고를 하지 않는 광고이다”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으로 강연의 막을 올렸다.


아웃 오브 브리프, 새로운 시도를 하라


“예전에는 수영 종목에서 누구나 손을 짚은 다음에 두 다리를 벽에 대고 턴을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턴 직전에 속도를 느리게 하고 두 번이나 벽에 접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1935년 8월에 아돌프 키에프라는 고등학생 선수가 처음으로 ‘플립 턴’이라는 색다른 턴을 선보였다. 이 선수는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돌프 키에프는 그동안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방법을 부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에 수영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었다.”


박현우 대표는 아돌프 키에프의 예를 들어 현재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돌프 키에프는 플립 턴을 선보여 배영 100m에서 최초로 1분의 벽을 넘어섰으며, 스포츠에서 실력뿐만이 아닌 창의성도 필요함을 입증한 선수다.


이어 박 대표는 광고의 ‘브리프’를 예로 들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광고에는 브리프라는 단어가 있다. 브리프라는 것은 한 광고의 나침반이라 할 수 있는 문서이다. 이 광고의 목적, 담고 있는 메시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적혀 있다. 기존의  광고는 매뉴얼에 따라 정확하게 맞춰 만들었지만, 이제부터는 틀을 깨고 아웃 브리프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광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아웃 브리프’를 했는지 설명했다.


“한 사람이 얼굴을 순식간에 다른 형태로 바꾸는 기술을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 기술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우린 한국의 작은 광고회산데 같이 광고를 만들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 다음에 클라이언트를 찾아갔고 광고를 만들게 됐다. 중요한 점은 광고주가 우릴 먼저 찾아온 게 아니고 우리가 광고주를 찾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아이템을 찾았고 그것을 클라이언트에게 직접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아웃 오브 브리핑이다.”


‘평균의 함정’을 조심하라


“평균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중립적이어서 긍정도 부정도 할 수가 없다. 때문에 이 평균에는 ‘함정’이 있다.”


박현우 대표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평균’에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그리고 평균이라는 단어가 왜 위험한지 예시를 들었다.


“여러분은 모두 전공을 가지고 있다. 친구들은 그 전공자들일 것이고, 자신의 전공만 배울 것이며, 그리고 전공 교수님만 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여러분들의 평균이다. 그러다 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나 내 전공과 관련되는 것이 아니면 점차 들으려 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그런 환경에 길들여지고 있다.”


박 대표는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전공에서 평균이 되려고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면 듣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곤 범위를 넓혀 설명을 이어갔다.


“아직도 수많은 광고는 전형적인 광고다. 왜냐면 아웃 오브 코스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적인 특징 중 하나는 ‘불확실성 회피성향’이다. 즉, 안정적이고 평균적인 일을 찾으려고 한다. 평균으로 갈수록 안정감을 느끼고, 평균 밖으로 나가려는 아웃라이어들을 끌어내리려고 한다.”


박 대표는 불확실한 것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균에 의존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로 평균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 종지부를 찍었다.


“평균의 다른 말은 ‘편견’이다. 완전히 극단으로 치우쳐진 생각을 편견이라 한다. 흔히 평균을 맞추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의식 속 깊이 자리 잡은 평균이야말로 최대의 편견이다.”




그리고 티켓몬스터 창업자의 이야기를 꺼내며 주변의 평균에 나를 맞추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티켓몬스터라는 회사의 창업자와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분은 코넬대학교를 나왔는데, 학창시절부터 창업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학부생들 중 50%는 이미 창업을 했기 때문이다. 어떤 평균 안에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상식과 기준이 달라진다. 제일 위험한 것은 여러분 주변 사람들을 보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여러분은 더 가능성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데 주변의 평균에 안주하다 보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때로는 과감히 포기하라


“세상의 일은 두 가지 일로 나눠질 수 있다.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다.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만 매우 작은 범위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은 내가 거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은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열을 낸다. 연예인의 가십거리라든지, 천재지변, 스포츠의 결과 같은 것들이 그렇다.”


박현우 대표는 무엇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것보다는 뭔가를 해내는 것이 낫다. 나는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내가 창업한 회사다. 내가 급여를 결정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둘째는 우리가 만드는 광고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박 대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포기했다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와 광고라는 자신의 일을 예로 들어 어떤 일이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28살에 창업을 했다. 그때 스스로에게 갖고 있었던 질문이 있었는데, 바로 ‘나의 존재의미는 무엇인가’였다. 모두에게는 존재이유가 있다. 나의 존재이유를 찾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정말 많은 책을 읽고 항상 생각했다. 나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과 소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꿈이나 비전 등을 후세에게 전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고 이것이 나의 존재이유다.”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던 과정을 박 대표는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존재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강연을 마쳤다.


“여러분이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해 지금 즉시 답을 할 수 없으면, 생각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왜 살지?’에 대해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호기롭게 창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생 시절의 나에게 충분한 질문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면서 전진하라.”


취재 및 글|최규원 홍보기자(gw817@s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