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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129 우리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이순기 교수
2024-01-23 hit 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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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기 교수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에서 ‘만화기초’, ‘디지털코믹스제작’ 수업을 맡고 있는 이순기 교수를 만나 전공과 교직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만화 분야를 전공하고, 업으로 삼기로 선택하신 계기가 있는가?

A. 만화책 보는 걸 좋아해 자연스럽게 따라 그렸다. 초등학생 때 선생님께서 만화를 끝까지 그려보라고 하시고 그 작품을 교내 미술대회에 출품해 주셔서 상을 받았다. 그때 내가 그린 그림이 누군가를 재밌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일을 계기로 쭉 만화가를 지망하며 만화를 업으로 삼게 됐다.


Q. 만화 전공자들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적다고 알고 있는데, 진학한 이유가 있나?

A. 이론을 공부해 작품에 반영할 수도 있으며 학생들에게 수업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진학하게 됐다.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던 것 중 매체 철학이나 콘텐츠의 역사를 배운 것이 특히 도움이 됐다. 콘텐츠를 바라보는 관점과 분석하는 방법을 배워 지금도 콘텐츠를 분석할 때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원 공부가 전부 이론 과정이라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연출과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면에서 작품에 도움이 되니 진학을 추천하고 싶다.


Q.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에서는 만화에 대해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가?

A. 지난해 커리큘럼을 재정비했다. 1학년 때는 만화기초 과목을 통해 전반적인 가르침을 주고, 2학년에는 드로잉에 집중한 만화 제작 과목을 듣는다. 2, 3학년에는 서사구조를 깊이 있게 배우는 내러티브워크숍 수업과 광고 만화나 AI 기반 만화에 대해 배우는 비주얼디벨롭먼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3학년 때는 각 영역을 심화해 배우고, 4학년 때는 업계와 프로 작가에게 실무 위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 학과는 잘 정비된 커리큘럼뿐만 아니라 학과가 쌓아온 명성도 자랑거리이다. 덕분에 다른 학교 만화과에 비해 매우 많은 업체가 과제전시나 졸업전시회에 들러 학생들의 실력을 확인한다.


Q.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수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1학년 만화기초 수업과 3학년 만화 디지털코믹스제작 과목을 맡고 있다. 1학년 과목은 드로잉과 채색 등 기초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3학년 과목은 공모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스토리텔링, 연출 고급 등을 가르친다.

수업은 이론 강의를 2시간 정도 한 후 피드백하는 시간을 1시간 정도 가지며 진행된다. 실습은 수업 외 시간에 각자 해오도록 한다. 더불어 수업마다 사담 형식의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갖는다. 생각이 깊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만화에서의 폭력은 정당한가?’ 등의 주제로 학생들의 고찰을 유도한다.


Q. 교직 생활 중 보람찼던 일화가 있는가?

A. 학생들의 작품을 평가할 때 냉정하고 혹독하게 피드백을 준다. 거짓된 칭찬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나의 평가를 독설이 아닌 좋은 양분으로 받아들여 추가 피드백을 요청해 줄 때 보람을 느꼈다. 


Q. 학생들을 지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는가?

A. 학생들은 입시미술과 대학 수업을 통해 드로잉에 대해서는 많이 배웠으므로 기획, 스토리와 연출을 중점적으로 가르쳐주려고 한다. 또한 만화를 하는 사람은 이론에 대해 사고하고 그를 바탕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작품 제작의 뿌리가 되는 원론을 공부하도록 이끌고자 고민한다.


Q. 현재 학과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 있는가?

A. 현재 네이버웹툰과의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는가’와 ‘신의 집사’ 두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학과 스튜디오인 ‘세칸 스튜디오’에 속한 11명의 학생이 작품을 만들고 있다. 메인 글 작가를 따로 두고, 학생들이 스태프로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Q. 가르친 학생들이 앞으로 업계로 나아갈 때 유념하길 바라는 점이 있는가?

A. 만화, 특히 웹툰 업계에서는 3학년쯤부터 업체와 직접 연락이 닿게 된다. 같은 플랫폼이라도 작가의 계약 형태는 각기 다른데, 학생들이 소문 등의 불확실한 정보들에 휘둘려 좋은 계약을 놓치거나,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만화영상진흥원에서도 정확한 정보를 통한 계약 상담을 받아볼 수 있고, 교수들도 그런 부분을 봐주고 있으니 확실한 정보를 통해 계약을 맺었으면 좋겠다. 또한 불안함 때문에 만들고 있는 작품이 영향을 받아 흐트러질 때 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지, 얼마나 만화를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며 그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취재/ 강희진 홍보기자(hjkang0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