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투데이
NOW세종인#181 우리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 경제학과 최홍석 교수를 만나다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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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석 교수
홍콩시립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연구와 정책 경험을 거친 뒤, 올해 세종대 경제학과에 부임한 최홍석 교수를 만나 그의 연구와 교육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이번 봄학기부터 세종대 경제학과에 부임하게 된 최홍석 교수이다. 서울대에서 물리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홍콩시립대 경제금융학과의 금융 분야 조교수로 7년여간 재직했으며, 귀국 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금융팀에서 2년 반 근무했다.
Q. 주 연구 분야인 모호(ambiguity)하에서의 의사결정과 이를 자산가격결정이론에 접목하는 연구는 실제 우리 삶에서의 의사결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하다.
A. 표준적인 경제 이론에서는 경제 주체가 모든 불확실한 사건의 확률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현실을 과도하게 단순화한 측면이 있다. 주식시장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만 2천 개가 넘는 상장사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수만 개의 상장사들이 있으며, 이 기업들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모든 주가 변동 패턴에 대해 정확한 확률적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내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3% 이상 오를 확률은 정확히 얼마일까? 이때 경제 주체가 확률 자체를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알 수밖에 없다면 ‘위험’을 넘어 ‘모호’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호에 직면할 경우 사람들은 방어적으로 부정적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가정한다.
모호를 도입하여 설명할 수 있는 현상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왜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손도 대지 않는가’하는 것이다. 표준 이론에 따르면, 주식 투자금이 정확히 0이 될 확률은 0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모호를 도입하면 이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은행 이자율이 3%인 상황에서 주식의 기대수익률 추정치(범위)가 2~8%라고 해 보자. 그러면 투자자에게 최악인 시나리오는 주식의 실제 기대수익률이 은행 이자율과 같은 3%인 것이다.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은행 이자율과 같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식이라는 또 다른 투자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게 되어 나쁘다. 결국 이 시나리오를 두려워하는 비관적 투자자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게 된다.
나는 모호하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어떻게 학습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학습 양태가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모호하에서의 학습은 경제성장률 추정치의 관측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그에 따라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게 된다.
Q. 그렇다면 해당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선배의 추천으로 연속시간 금융경제학 수업을 듣게 됐고 바로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다행히도 해당 과목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을 지도 교수님으로 모실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나를 모호와 관련된 문헌으로 이끌어주셨다. 불확실성하에서의 의사결정에 대한 표준 이론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Q. 세종대에서의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데, 직접 느낀 세종대 경제학과의 강점이나 특징이 있다면?
A. 1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매우 열정적이다. 수업 중에 집중력도 높고 강의 후에 질문도 많이 한다. 진로 상담을 위해 자발적으로 찾아온 학생도 있는데, 그 학생과는 한 시간 넘게 학업, 진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국제적 분위기도 분명한 강점이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많이 교류하면 좋을 것 같다.
Q. 학계와 국책 연구기관에서 모두 경험을 쌓은 만큼, 학술 연구자와 정책 연구자라는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각각 어떤 성향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 부탁한다.
A. 학술 연구자도 정책 연구를 할 수 있고 정책 연구자도 학술 연구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학술 연구와 정책 연구의 차이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겠다.
먼저 학술 연구는 상대적으로 새로움을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 새로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든, 이미 인식된 현상 또는 패턴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든,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기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이러한 사유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창의적이며, 자신이 독립적으로 한 생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의심을 할 수 있는, 그런 성향이라면 학술 연구가 잘 맞을 것 같다.
정책 연구에는 3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만 몸담아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얘기해보자면, 시의성과 실용성이 훨씬 더 강조되는 것 같다. 예컨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 년에 두 번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는데, 여기서 나는 유가 전망을 담당했다. 여기에는 지난 반년간 중동, 미국, 중국 등에서 원유의 공급과 수요 관련해 일어난 주요 뉴스를 정리하고 정성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포함된다. 이러한 유가 전망의 시의성과 실용성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반면에 학술적으로는 유가 전망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유가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한지 자체에 대해 토론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유가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제1원리로 세워두고 이론을 전개한다든지 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 따라서,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관심이 많고 여기에 이론을 적용시킴으로써 정책당국과 소통하는 일이 재밌어 보인다면 정책 연구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Q. 경제학 전공의 범용성이 큰 만큼, 취업을 준비하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함께 갖추면 좋을 역량이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A. 말한 대로 경제학은 사회과학 중에서 기초학문의 성격이 강하므로 경제학과 연관된 세부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면 더 좋을 것 같다. 재무, 통계, 데이터 사이언스 등을 추천한다. 경험을 갖춘 신입을 선호하는 현실에서는 인턴십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경제학에 관심이 있거나, 경제학과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 경험해 보아야 알 수 있다. 우선 경제학원론을 수강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르치다 보니 원론에는 재미있는 내용들을 많이 모아놓았는데, 원론을 들으며 관심이 생긴다면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게임이론 등의 심화 과정 수업을 차례로 수강해 나가면 되겠다. 다만 나 역시 원론이 딱히 재밌었던 기억이 없는 것으로 봐서, 원론에 대한 흥미가 경제학 전공의 필요조건은 아닌 것 같다. 재미있어질 때까지 조금 참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특히, 경제학에는 경제학 특유의 사고방식이 있다. 나는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탓인지 여기서 짧게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경제학을 잘하는 데에는 이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공부할 때는 수식을 쓰기 전에 먼저 경제학자처럼 말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연습을 하고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
취재/ 조현서 홍보기자(florencecho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