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투데이
NOW 세종인 #167 우리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 산업대학원 유통물류경영학과 이시하 교수를 만나다
-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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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 교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후 세종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시하 교수를 만나 그의 교육 철학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산업대학원 유통물류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이시하 교수이다. ‘더 크로스’라는 팀으로 싱어송라이터 활동을 하고 있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요즘 말하는 ‘N잡러’라고 볼 수 있겠다.
Q. 세종대 유통물류경영학과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유통물류경영학과라고 들었다. 학과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한마디로 ‘열린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유통물류경영’이 다소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내가 강의하는 과목은 ‘엔터유통’이다. 엔터유통이라는 과목이 존재하는 학교가 몇이나 될까 싶다. 온라인 강의를 촬영할 때도 기존 영상 강의와는 다른 파격적인 것들을 제안했는데, 거의 100% 수용해 주는 것을 보고 ‘내가 제대로 된 학과에 들어왔구나’라고 생각했다.
Q.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후, 교수의 길을 택한 이유가 있는가?
A. 교수의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나를 부르는 곳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 혹은 잘하는 것을 풀어내는 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오래 음악을 하다 보니 종종 실용 음악 강의를 했었는데, 당시에는 은사님의 부름으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다. 세종대의 최진호 산업대학원 원장, 박노현 유통물류경영학과 주임교수 그리고 강대진 주임 같은 분들이 학과 발전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것을 보며, ‘내가 몸으로 익힌 K-POP 현장의 지식을 여기서 풀어내면 후배들에게 확실히 전달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Q. 학생들을 가르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A. 아무리 좋은 지식과 강의 내용이라도 지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싶다면, 배우는 사람들이 그 내용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수강생들은 제자이고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도태될 수 있을 것이다.
Q. 학생들을 지도할 때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는가?
A. 우수강의로 상을 받았다. 수상 사실 자체도 당연히 뿌듯하지만, 수강생들의 강의 평가가 좋았기에 수상한 것이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교수라는 직업도 다른 직업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업이 있다는 것은 곧 만족시켜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할 때는 청자들을 만족시켜야 하고, 저작권협회 임원직을 수행할 때는 저작권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어느 정도 학생들을 만족시키지 않았나’하고 뿌듯함을 느낀다.
Q.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게 된 가장 중요한 계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터닝 포인트가 되는 굵직한 일들이 있었다. 가수 보아의 일본 진출 성공이나, 유튜브 시대에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흥행을 했다는 사건 등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현장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한국 사람 자체가 이 방면에 뛰어나다는 것이다. 한국이 예술을 하기에 좋은 나라도 아니고 선진국에 비하면 정책적으로 뒷받침되는 부분들도 많지 않은데, 이런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재능과 성실함 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재원이 뛰어나기 때문에, 국가적인 지원과 현장 노하우 전수만 잘 된다면 한국의 문화 산업은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여러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징 혹은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서 입증된 것은, 지금의 K-POP과 한국적인 아이템들이 돈이 된다는 것이다. 흔히 ‘국뽕’이라고 부르는, ‘우리 문화가 전세계에서 호평받는구나’와 같은 생각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현상의 명과 암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전부 한국의 콘텐츠인데 막상 돈을 버는 것은 SONY와 넷플릭스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영화의 음악들은 다행히 한국으로 저작권료가 오지만 더 큰 시장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개발은 중요하지만 결국은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안에 구독자를 유지해야 온전히 한국의 부가 되는 것이니, 이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Q. 앞으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유통이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보는가?
A. 한국 사람들은 콘텐츠 제작에 재능이 있고, 지금은 AI 시대이니 도구로서의 AI 활용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은 AI 업체들로부터 매출 대비 징수 같은, 일종의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어서 기존의 창작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창작자들이 경제적 피해를 받지 않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동시에 AI 활용을 통해 콘텐츠를 양산한다면 할리우드나 빌보드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엔터테인먼트 유통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엔터테인먼트 유통은 구조적으로 콘텐츠 양산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시대가 그렇다. 예를 들어서, 창의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유튜브에 올리는 순간 유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과 명확하게 다른, 자신만의 아이템이 있다면 도전하라. 당신도 할 수 있다.
취재/ 조현서 홍보기자(florencecho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