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투데이
NOW세종인#178 우리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 경제학과 이종은 교수를 만나다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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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한 이종은 교수
대학에서 경제학은 기억되지 않는 숫자들과 논리로 만들어진 학문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물가, 고용, 부동산, 금융시장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의 흐름을 포괄적이면서도 정교하게 읽어내는 힘을 기르는 학문이다. 경제학과 이종은 교수는 연구를 바탕으로 정책과 산업 현장까지 시야를 확장해 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요동치는 국내외 경제 속에서 경제학이 세상을 읽는 방식, 경제학의 역할,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세종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연구하고 강의해 온 이종은 교수다. 돌이켜보면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다양한 연구 주제와 방법론을 탐색해 왔다. 요즘은 그동안의 생각과 작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고 통합하는 과정에 있다.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경제학을 통해 세상을 읽는 힘을 기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왔다. 2018년에는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론’을 개설했고, 주권 국가의 경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 ‘안보경제론’도 개설했다. 최근에는 인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경제학설사’를 함께 강의하며,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는 시각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이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Q. 경제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한국 사회는 분노와 좌절이 분출되던 시기였다. 많은 이들이 이를 정치적 민주화 과정으로 이해했지만, 나는 그 기저에 경제적 결핍이 사람들의 절망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고민했다. 인간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토대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것이 경제학을 선택한 계기가 됐다. 물론 지금은 경제를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경제는 정치·사회적 맥락과 인간성이 얽혀 복잡하게 작동하는 입체적인 현상이며, 그 안의 인간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다층적인 존재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Q. 교수가 아닌 다른 직업은 꿈꾼 적은 없는가?
A. 한때는 ‘백지 위임장’ 들고 분쟁의 현장에서 평화를 실현시키는 외교관을 꿈꿨다. 비극을 멈추고 평화라는 구체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기, 부모님으로부터 소중한 조언을 들었다. 어떤 조직의 대리인으로서 움직이는 것보다 ‘정신적 독립’을 유지하며 사회에 더 깊고 근본적인 기여를 하고 싶다면, 학자의 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었다. 당시에는 “그럴 것 같다” 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판단이 옳았음을 느낀다. 외부의 압력이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진실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그 결과를 사회와 나누는 현재의 삶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
Q.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우리가 건강한 몸으로 학교에 나와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축복받은 것이다. 여러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오기 전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기쁜 책임도 있다. 여기에는 진실을 추구할 용기, 이간질에 휘둘리지 않는 지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의 중에 자주 던지는 편이다.

▲외교 행사에 참석한 이종은 교수
Q. ‘제62회 무역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번 표창의 의미와 배경을 소개해 줄 수 있는가?
A. 지난 3년간 무역위원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분들이 나의 진정성을 높게 평가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관계 기관에서는 내가 제안했던 정책들이 ”실현 가능하면서도 분명한 철학을 담고 있다“며 과분한 추천을 해주셨다. 특히 임기를 마치는 날, 세종시에서 서울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먼 길을 달려와 축하해 주신 분들의 마음이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무역위원회의 결정은 냉혹한 글로벌 시장의 경쟁 속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생존, 그리고 그곳에 몸담은 수많은 가족의 생계와 직결되는 엄중한 일이다. 다툼을 벌이는 양측 모두에 우리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로 들어가 있는 복잡한 구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서류 너머에 숨겨진 현장의 고충을 상상하고, 보고서 통계 뒤에 감춰진 내막을 치열하게 들여다보고자 노력했다. 이번 수상은 그 치열했던 고민의 과정에 대해 사회가 보내준 격려라고 생각한다.
Q. 정책을 논하는 위원회 활동이 활발하신데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경험으로부터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A. 위원회 활동을 하다 보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안건에 대한 위원들 간의 이해와 숙고의 정도가 제각각인 상태에서 결정의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그런 복잡한 현장을 지켜보며 내가 깊이 체감한 것은 ’치밀한 준비와 객관적 근거가 가진 힘‘이었다. 사람들 간에 생각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전에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태도, 그리고 눈앞의 이해관계를 넘어 그 자리에 부재한 국민들의 삶까지 살피는 공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늘 강조한다. 일시적인 현상이나 감정에 매몰되어 '반응'하지 말고, 탄탄한 근거와 논리적 구조를 갖추어 '설명'하는 힘을 기르라고 말한다. 그것이 지식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본이면서 강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Q.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경제 흐름은 무엇인가?
A. 지금은 글로벌 권력 질서와 기술 구조가 동시에 재편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지정학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자원과 노동의 개념, 산업의 주도권, 국가 간 또는 보이지 않는 세력 간의 영향력 행사 방식까지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일상의 뉴스 속에서는 다채로운 해프닝으로 보이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구조적 전환의 흐름이 읽힌다. 이 과정에서 갈등의 양상도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국가 간 경쟁뿐 아니라 각 사회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과 가치관의 긴장으로도 이어진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보이는 현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우리가 아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점검하게 된다. 하지만 거대한 구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개인과 가정이 사회의 기반을 이루고 있고, 결국 정책과 시장은 이들의 삶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권력자와 정책 결정자들도 시민들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시민 한 명 한 명의 이해와 판단 수준이 정책과 시장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Q. 정부 자문 등 대외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교수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경제학자의 모습은 무엇인가?
A. 경제학은 인간의 자유를 전제로 거래와 제도, 성장과 분배를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경제학의 정교한 분석 도구가 수익 계산이나 세금 징수, 경제 전망을 넘어 더 나은 제도와 사회에 대한 성찰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나 역시 배움의 과정에 있으며, 연구와 정책 경험을 통해 얻은 고민을 사회와 나누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일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대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A. 인공지능을 통해 지식에 접근하는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지만, 지식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시간은 여전히 생략할 수 없다. 글쓰기, 사고력, 전문 지식은 결국 반복과 숙달을 통해 우리 것이 된다. 암기와 이해 그리고 창조는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견인하며 깊어지는 과정이다. 이 기초적인 단계를 건너뛰고 창조의 성과만을 좇는다면, 그 성취는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지기 쉽다. 또 하나 얘기해주고 싶은 것은 타인의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이다. 세상 그 누구도 여러분의 전부를 알 수는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지려는 태도‘ 그 자체다. 우리 모두는 아주 작고 연약한 존재로 시작했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매일 조금씩 성장해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겸손하고 의미 있는 삶이다.
취재/ 문준호 홍보기자(mjh3027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