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투데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1] 필라멘트앤코 최원석 대표, 강연 진행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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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공간 기획사 필라멘트앤코와 프로젝트 렌트를 이끌고 있는 최원석 대표가 지난 12일 학생회관 대공연장에서 ‘오프라인 경험의 가치와 브랜드 공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LG전자의 휴대폰 디자인을 시작으로 현대카드에서 브랜드 전략 전반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후 컨설팅 회사를 창업해 성수동의 팝업 문화가 자리 잡는 과정을 함께했다. 그는 강연에서 “공간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와 대화를 나누는 매체”라고 강조했다.
▲최원석 대표
성수동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
최 대표는 2018년 성수동에 6.5평 규모의 작은 공간을 연 것이 필라멘트앤코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수동은 지금처럼 활기를 띤 상권이 아니었으며, 그는 “좋은 브랜드를 컨설팅해도 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해줄 기회가 없었다”며 새로운 방식의 실험을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공간 자체를 브랜드를 위한 미디어로 활용하기로 했고, 이 공간은 향·조명·동선까지 브랜드에 맞춰 설계하는 팝업 구조로 운영됐다. 방문자는 제품을 보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가진 세계관 전체를 체험할 수 있었고, 브랜드는 짧은 시간 동안 자기 색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었다.
그는 이를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브랜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는 실험의 장”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이러한 시도가 축적되며 성수동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변했고, 새로운 브랜드와 소비자들이 모이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필라멘트앤코가 단순히 팝업을 대행하는 회사가 아니라, 공간을 광고 채널이자 브랜드 미디어로 설계하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팝업은 잠깐 열렸다가 닫히지만, 고객이 그 안에서 느낀 경험은 오래 남는다”며 공간 경험의 잔상과 파급력을 강조했다.
'온라인 전성기 속 오프라인의 재발견'
최 대표는 코로나 이후 한국이 세계적인 온라인 인프라를 갖추며 오프라인의 역할이 더욱 애매해졌다고 진단했다. 새벽 배송, 원클릭 주문 등 편리함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의 존재 이유는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오프라인은 ‘그래도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 판매 중심의 공간에서 관계를 구축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TV와 온라인 광고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광고 회피 기능, 프리미엄 결제, 시청 시간 감소로 인해 브랜드 메시지를 강제로 전달하는 방식은 점점 효과를 잃어가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싶어지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간이 방문객이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되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애플스토어, 제네시스 하우스, 스타벅스 리저브, 젠틀몬스터 등 사례를 언급하며 이 공간들이 단순 판매장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태도를 건축·서비스·동선 등 전체 경험에 녹여낸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넷플릭스 하우스’를 준비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라며, 앞으로는 존재 이유가 분명한 소수의 오프라인 공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석 대표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브랜드를 남기는 것은 ‘경험과 인식’
후반부에서 그는 “브랜드의 본질은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험 설계와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랜드 경험의 핵심 요소로 콘텐츠·컨텍스트·커뮤니케이션 세 가지를 제시하며, 같은 행동도 맥락과 타이밍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식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일과 102일에 주는 장미꽃 100송이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며 맥락의 힘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필라멘트앤코가 진행한 팝업 사례들이 소개됐다. 가나 초콜릿 팝업은 ‘어린이 간식’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방문객이 직접 디저트를 만들어보는 체험형 구조로 구성돼 새로운 이미지와 경험을 제공했다. 식물성 음료 팝업은 ‘비건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설명보다 시식과 놀이 요소에 집중해 “맛있어서 먹는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자갈치시장 프로젝트, 아마존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 사례를 함께 언급하며 기술적 완성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이 공간에서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라며, 결국 브랜드의 인식은 실제 공간에서의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공간을 직접 방문해 설계 의도를 스스로 해석하는 연습을 해보라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취재/ 문준호 홍보기자(mjh30279@naver.com)


